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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6년’, 광주서 5·18 고통 보듬는다

등록 2012-11-26 20:22수정 2012-11-26 22:03

광주트라우마센터, 시사회 관람
“사회가 5월 기억…치유 도울 것”
지난달 18일 문을 연 광주트라우마센터(센터장 강용주)가 국가폭력으로 상처 입은 피해자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18유족회 회원 8명은 이달 초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30분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광주트라우마센터로 간다. 원예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들은 꽃을 만지고 향기를 느끼며 꽃바구니를 만든 뒤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편지를 써 꽃바구니에 꽂아 스스로에게 선물한다. 꽃과 풀, 나무를 이용해 자신을 닮은 인형도 만들어본다. 정아무개(85·여)씨는 “작은아들을 80년에 잃고 가슴에 묻고 살았다. 그런데 방앗간을 하던 장남이 기계에 한쪽 팔을 잃고 나가 5년 동안 행방을 모르고 있다”며 “그 뒤로 집에만 틀어박혀 살았는데, 이제 힘을 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원예치료사 손명희(46)씨는 “꽃과 나무를 만지고 느낌을 나누면서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센터는 지난 2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2~4시 5·18 구속부상자회 회원 등 7명을 대상으로 집단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제1기 집단상담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마인드프리즘 대표가 맡고 있으며, 다음달 20일까지 8차례 진행된다. 또 5·18 관련자의 아들이나 딸, 배우자 등이 겪는 ‘2차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가족상담과 개인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5·18 피해자와 유족들은 27일 오후 4시 광주메가박스 콜럼버스 상무점에서 열리는 5·18 영화 <26년>의 시사회에 참석한다. 5·18기념재단이 주최하고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시사회는 5·18 관련자와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영화 <26년>은 강풀 만화 <26년>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80년 광주항쟁 관련자들의 자녀들이 5·18 26년 후 학살의 최고 책임자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내용의 액션 복수극이다.

강용주 센터장은 “국가폭력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지지와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사회는 우리 사회가 5월을 잊지 않고 지지와 격려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트라우마 치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18 관련자들은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강용주 센터장의 사회로 영화사 최용배 대표, 영화배우 한혜진·배수빈과 함께 이야기 한마당을 펼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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