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요구로 내년 300곳 조성
수생생물 보호·가뭄해갈에 도움
수생생물 보호·가뭄해갈에 도움
둠벙은 물웅덩이의 전라도 사투리로 들판이나 물길에 있는 연못 따위 작은 저수지를 이른다. 농업기관에서는 면적 66~99㎡, 깊이 1.5~2.0m 규모의 웅덩이를 둠벙으로 보고 있다. 요즘 둠벙이 수생생물의 보고이자 가뭄 해갈의 원천으로 환경과 농업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도는 28일 “수생태계를 보존하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둠벙을 조성해 달라는 농민의 요구가 많다. 한해 조성하는 둠벙 수를 올해 100곳에서 내년에 300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봄 가뭄이 심했던 진도·신안 등지에서 천수답·고추밭·대파밭의 물부족 문제가 둠벙 때문에 해결되는 것을 보고 농민들이 둠벙 확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는 2007년부터 6년 동안 둠벙 424곳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전남의 생태연못 둠벙이 700여곳으로 늘어난다.
특히 전남에선 둠벙의 생태가 살아나는 것을 화학비료와 합성농약을 쓰지 않는 친환경농업의 성과로 보고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10월 전남농업기술원이 담양·곡성·강진 등지의 둠벙 6곳에서 생태계 다양성을 조사한 결과, 과거에 일시적으로 사라졌던 실잠자리·연못하루살이·논우렁이·새우류·물달팽이 등 수생생물의 개체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새로 만든 둠벙에서는 수질을 정화시키는 개구리밥과 부레옥잠이 자생하고 있었다.
도 친환경농업과 김기문씨는 “둠벙이 갖고 있는 수생태계 보존, 농업용수 공급, 휴식공간 제공 등 기능이 알려지면서 충남·경남·전북 등지도 배우려 한다. 둠벙 한 곳을 만들면 200만~300만원이 들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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