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전 동구 대전맹학교 전공과 학생회가 연 ‘1일 안마 사랑방’ 행사에서 이 학교 학생 윤병근(40)씨가 어깨를 안마하자 오정안(57)씨가 시원하다며 활짝 웃고 있다.
대전맹학교 학생 25명 모여
300여명에 안마 시술 행사
수익금, 홀몸노인 등에 전달
300여명에 안마 시술 행사
수익금, 홀몸노인 등에 전달
톡톡 두드리고, 콕콕 누르다, 죽죽 주무르니 침대에 누운 이의 얼굴이 금세 환해진다. “참, 시원하네요.”
올겨울 들어 가장 맵찬 추위가 닥친 4일 오전 대전 동구 대전맹학교에서는 훈훈한 행사가 열렸다. 이 학교 전공과 1~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 25명이 안마 시술을 겸한 ‘이웃돕기 1일 안마 사랑방’을 마련했다. 진료실 문을 연 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60명이 발걸음을 했을 만큼 이날 행사는 큰 관심을 모았다. 1만원짜리 안마 티켓이 이미 300장 넘게 팔렸을 정도다. 평소 1차례에 3만원가량인 안마 비용도 1만원만 받는데다, 수익금 모두를 지역 홀몸노인 등에게 전한다는 소식을 들은 이들이 많이 찾은 것이다.
식당일을 하느라 줄곧 오른쪽 어깨가 많이 결렸다는 오정안(57·여)씨는 “며칠 전 김장을 담갔는데 딸이 수고했다며 티켓을 두 장 사줘서 왔더니 효과가 벌써 느껴진다. 처음 안마를 받아보는데, 앞으로 자주 와야겠다”며 웃었다. 아들이 이 학교에 다녀 매일같이 차로 손수 통학을 시켜준다는 백은민(45·여)씨는 “운전을 자주 하다 보니 어깨근육이 많이 뭉쳐 있었는데 오늘 안마를 받고 나니 참 시원하다. 꼭 한번 받아보고 가시라”고 말했다. 안마를 받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바로 옆 혜광학교의 지적장애 학생들이 운영하는 ‘카페 뜰’에서 차도 공짜로 마실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이 학교 전공과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3년 과정의 전공과를 마치면 학생들은 이료(물리치료의 준말) 전문학사 학위를 받는다. 조용원(56) 학생회장은 “평소에도 교내에서 안마 봉사를 해왔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안마를 더 널리 알리고 이웃도 돕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시각장애인들은 여기저기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아 학교에서 봉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웃을 돕는 일에 뿌듯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든다고 했다. “아직도 안마라고 하면 추하게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일반인들이 가진 편견의 벽이 여전히 두껍고 높다는 걸 실감할 때가 많습니다.”
학생들은 해마다 안마 사랑방 행사를 이어갈 참이다. 구청이나 주민자치센터, 여러 기관들에도 미리 알리고 준비도 더욱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다. 대전맹학교 김갑중 전공과 운영부장은 “개인 안마원을 운영하는 학생들은 하루 수익을 포기하고 참여하는 것이라 더욱 뜻있는 것 같다. 앞으로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행사를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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