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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까다로운 신변보호 규정 탓 ‘비극’

등록 2012-12-06 20:42수정 2012-12-07 00:39

‘보복협박 신고’ 장애여성 끝내 살해당해
서면신청·심의위 등 절차 복잡
도움요청받은 경찰도 소극대응
여성단체 “경찰이 보호했어야”
보복 폭행 협박에 시달리던 중증 지체장애 여성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도 살해당하자 피해 여성을 적극 보호하지 않은 경찰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까다로운 경찰 신변보호 요청 규정을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등은 6일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보복 피해를 걱정하는 장애여성 최아무개(38)씨의 신고를 받고도 신변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아 최씨가 무참하게 살해됐다. 경찰은 사회적 약자의 도움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체장애 1급인 최씨는 지난 3일 대전 서구 용문동 자신의 집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경찰은 최씨 집 주변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등을 분석해 성아무개(61·지체장애 4급)씨가 최씨 집을 다녀간 사실을 확인하고, 170㎝ 키에 겨울용 점퍼를 입고 검은 테 안경을 쓴 모습의 성씨를 공개수배했다.

최씨는 지난 9월6일 “다른 사람을 숨지게 한 성씨가 이를 경찰에 증언한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한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같은 달 13일 성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나 아직까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성씨는 2004년 최씨를 때려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최씨의 진술로 2002년 이아무개(당시 51살)씨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가 드러나 4년을 더 복역하고 2010년 출소했다. 성씨는 1997~2002년 대전 월평동에서 최씨와 이씨를 돌본다며 함께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최씨는 9월6일 집 근처 마트에서 성씨와 마주쳤으며, 상해치사 전과 등이 있는 성씨가 협박하며 집까지 쫓아오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씨의 호소를 접하고도 최씨의 신변을 지키는 뚜렷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아는 사람 집으로 거처를 옮겨 괜찮을 것’이라고 해, 성씨 검거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으려면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고, 또 심의위원회가 피해 정도를 추정해 보호 여부와 수준을 결정하게 돼 있어 시일도 꽤 걸린다.

김경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성씨가 여러 차례 강력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고 최씨와 마주치자 살해 협박까지 했던 점으로 미뤄 최씨를 보복할 가능성이 높았다. 경찰은 번거롭고 까다로운 신변 보호 규정을 즉각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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