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월드서커스 비리 엄정 수사해야”

시민단체 “예산 과다지출 의혹”
수십억 적자…넉달째 책임공방
광양시, 대행사 횡령혐의 고발

화려한 서커스가 끝난 뒤, 막막한 ‘빚잔치’만 남았다. 행·의정감시연대는 18일 전남 광양시가 여수세계박람회 기간에 맞춰 개최한 ‘2012 광양월드아트서커스’의 대행계약과 지출 명세(내역)를 검찰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감시연대는 “행사가 끝난 지 넉달이 넘도록 정산을 하지 못한 채 광양시와 대행사가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으로 맞서고 있다”며 “검찰이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부실한 대행사를 선정한 광양시와 정산을 미루는 ㈜엠비시(MBC)미술센터를 신속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양시는 지난해 12월 국제 규모의 대형 서커스 공연을 맡길 대행사를 공모해 엠비시미술센터·현대드림투어·노벨커뮤니케이션 등 신청업체 3곳 중 엠비시미술센터와 대행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애초 80억여원을 들여 경제효과 4600억원, 고용효과 3625명, 관광객 유치 300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5월12일~8월12일 1500석 규모의 무대 2곳에서 벌인 서커스 공연은 관람객 19만4000명, 입장권 판매 38억원으로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이후 넉달 동안 정산도 매듭짓지 못한 채 광양시와 대행사가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행사의 가정산 결과를 보면, 계약액 107억원 중 88억원이 이미 지급됐고, 잔액 19억원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대행사는 지난달 26일 행사비가 109억원 들었다며 용역비 23억원을 시에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광양시도 다음날 행사비 일부가 과다 계상되거나 이중 지출돼 낭비된 보조금 26억원을 회수해야 한다며 대행사를 횡령 등 혐의로 고소했다.

감시연대는 “한해 동안 대행사 선정 과정, 공무원 동원, 입장권 할당, 질 낮은 공연 등을 둘러싼 잡음이 잇따라 불거졌다. 특히 대형천막 설치와 공연팀 섭외 등에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했다는 의혹이 무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행사인 엠비시미술센터가 퓨쳐시스엔터테인먼트에 하도급, 노벨커뮤니케이션에 재하도급을 주는 과정을 두고도 비용을 부풀리고 수익을 늘리려는 수법이라는 불신이 뒤따랐다. 이상석 감시연대 운영위원장은 “한 편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보조금을 쓰면 행사 종료 두달 안에 정산을 해야 하는데 아직도 정산중이라니 어이가 없다. 견적서를 부풀리고 이중으로 지출하는 등 수법으로 보조금 26억원이 낭비됐으니 누군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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