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아트센터는 도시의 품격 좌우하는 지표”

<광주일보>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 박진현(49)씨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 펴낸 박진현 광주일보 문화선임기자
3년동안 국내외 25곳 찾아다니며
이름난 아트센터들 성공비결 정리
“지역 정체성 살린 콘텐츠 있었다”

“잘 만든 아트센터가 도시의 인상을 바꿉니다.”

<광주일보> 편집부국장 겸 문화선임기자인 박진현(49·사진)씨가 최근 국내외 도시 아트센터 25곳의 성공 비결을 정리해 <도시의 아이콘, 아트센터>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박씨는 “한때 문화불모지였던 성남을 비롯해 고양, 여수 같은 지역이 잘 만든 아트센터 덕분에 ‘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며 “도시의 품격을 높인 아트센터들의 운영 철학과 프로그램을 살펴봤다”고 말했다.

박씨는 256쪽 분량의 책에서 성남아트센터, 고양아람누리, 여수예울마루 등 국내 14곳, 일본 도쿄 산토리홀, 미국 필라델피아 킴멜예술센터,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 등 국외 11곳의 아트센터를 소개했다. 우선 아트센터들의 설립 배경, 객석 구조, 무대와 객석 사이 거리, 잔향 시간, 마감재, 휴게공간 등 시설이 꼼꼼하게 비교돼 있다. 아카데미 개설과 백스테이지 투어를 비롯해 공연섭외·대관심사·상주단체·흥행작품·연계축제 따위의 독특한 프로그램들도 세밀하게 들여다봤다. 특히 아트센터 성공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평생 교육과 강사 파견, 착한 가격 등 지역 사회와의 소통 방식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뉴욕 링컨예술센터 인스티튜트의 스콧 놉 브랜던 대표와 도쿄 신국립극장의 후쿠치 시게오 대표 등 경영자들한테서는 운영 철학과 성공 전략을 들었다.

박씨는 “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즐기고 교육을 받으며 자란 청소년이 나중에 창조적 기획자, 섬세한 예술가, 열렬한 관람객으로 성장한다”며 “지역에 주택과 도로가 들어서는 것 못지않게 시민의 영혼을 치유하는 예술공간을 만들고 가꾸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트센터의 진화에 주목하는 박씨는 “아트센터는 공연예술 무대일 뿐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좌우하는 지표”라며 “가난과 범죄의 상징이었던 미국의 피츠버그와 클리블랜드는 걸출한 아트센터의 뒷받침으로 도시의 빛깔을 바꿨다. 지역마다 정체성을 살릴 브랜드 공연과 킬러 콘텐츠를 갖춘 아트센터를 공들여 가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3년 동안 한국·일본·미국 등지를 살핀 박씨는 광주광역시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여는 2014년까지 유럽과 중국의 사례를 돌아보고 ‘타산지석’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987년 <광주일보>에 입사한 박씨는 25년 동안 문화 현장을 취재하며 문화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광주/안관옥 기자 [e-mail] 사진 도서출판 엔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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