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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문학 접은 이들 ‘생 오지’에서 꿈 되찾길”

등록 2013-01-23 19:38수정 2013-01-23 22:39

‘문예창작촌’ 재단 설립나선 문순태 작가
2007년 퇴임뒤 고향서 무료강좌
“호남엔 문학관 등 없어 안타까워
법인 전환한 뒤 체계적 교육 할 것”
“생활에 쫓겨 문학의 꿈을 접었다가 나이 들어 뒤늦게 글을 쓰고 싶어하는 문학 지망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글쓰기 교육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입니다.”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의 작가 문순태(74)씨는 23일 문예창작촌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심한 동기를 담담히 설명했다. 그는 ‘재단법인 생오지 문예창작촌’ 설립을 위해 최근 전남 담양군 남면 만월리 용연마을 ‘생오지 문학의 집’ 등 건물 2동과 대지·현금 등 모두 6억원을 출연했다. 서울(연희문예창작촌)이나 강원(박경리 문학관, 만해문학마을, 이외수 감성마을)·경북(동리목월문학관)·경기(이문열 소설교실) 등엔 창작학교가 많은데도 호남에는 대학 아니면 문학을 공부할 공간이 없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생오지 문예창작촌 이사장을 맡은 그는 “글을 쓰다 보면 세상이 품고 있는 빛깔과 향기를 흠씬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희망한다. 문단의 대표적인 문인을 강사로 초빙해 실기 위주로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해 문인의 길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에서 정년 퇴임한 뒤 귀향해 생오지 문학의 집을 열고 정착했다. 무등산 뒷자락 ‘진짜 외딴 두메’(생오지)여서 휴대전화도 잘 터지지 않고 버스도 다니지 않는다. 55년 만에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고향으로 돌아간 그는 그 오지에 ‘소설창작대학’을 열어 찾아온 이들에게 무료로 가르쳤다. 매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생오지엔 전국 각지에서 소설가의 꿈을 안고 찾아온 문학 지망생들로 열기가 넘쳤다. 그동안 문학의 집 수강생 15명이 등단해 ‘작가의 산실’로도 불린다. 문 작가는 닭을 키우고 채소를 가꾸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면서도 집필에 몰두해 지난해 4월 <타오르는 강>(9권)을 37년 만에 완간해냈다.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 후련함을 느꼈다”고 했다.

생오지 문예창작촌은 오는 3월부터 2년 과정의 창작대학을 연다. 시·소설·수필 등 3개 장르별로새달 1~25일 30명씩 모집해, 토·일요일에만 강의한다. 작가 도전에 나서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려 수강료는 학기당 20만원으로 책정했다. 송수권 전 순천대 교수와 강회진 시인이 시 강의를, 문 작가와 차노휘 작가가 소설 강의를, 오덕렬 작가가 수필 강의를 각각 맡는다.

그는 “앞으로 아동문학과 드라마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고, 문인들이 입촌해 강의하고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숙사를 짓기 위해 설계도 맡겼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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