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진(54) 광주대 교수(역사학)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 나선 고영진 교수
전라도 학자 150명 협의회 발족
보관공간·연구 미비로 사료훼손
“한국학 연구 균형발전 기해야”
전라도 학자 150명 협의회 발족
보관공간·연구 미비로 사료훼손
“한국학 연구 균형발전 기해야”
“사료는 무엇보다 현장성이 중요합니다. 지역 기록문화는 그 역사적 배경을 가진 지역에서 연구해야 더 큰 의미가 있지요.”
고영진(54·사진) 광주대 교수(역사학)는 25일 ‘한국학중앙연구원(수도권)과 한국국학진흥원(영남권)이 있는데, 왜 비슷한 기관을 또 설립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답변했다. 고 교수는 이달초 광주·전남·전북의 사학·한문학·동양철학 분야 교수·학자 150명이 참여해 발족시킨 ‘한국학호남진흥원(가칭) 설립을 위한 호남지역 연구자 협의회’ 공동대표를 맡았다.
“우리나라엔 기록문화유산이 엄청납니다. 이미 있는 두 기관이 그 지역 자료를 연구하는 것도 힘에 겨울 정도로 많지요. 그런데 호남지역엔 고문헌 등을 종합적으로 수집해 ·보관할 공간도 없습니다.”
고문헌이란 문집류·역사책·문학서 같은 ‘고서’, 옛 호적·간찰 등 ‘고문서’, 옛 글씨·그림 등 ‘고서화’ 등을 일컫는다. 호남지역엔 문집 3000여종과 지방지 2000여종 등 20만여권 이상의 고서가 남아 있고, 고문서 10만~15만점, 고서화 수십만점, 고목판 2만여장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 교수는 “지역 대학들마다 기록문화유산을 조사·수집·정리하고 있지만 개별 대학 차원에서 담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개인, 문중, 기관 등이 소장중인 고문헌들이 소실되거나 훼손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19세기 이전의 유일한 무등산 지도 그림은 다른 지역 한 대학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한때 ‘만권댁’(萬券宅)이라고 불렸던 전남 담양 유희춘(1513~77) 집안과 화순의 하백원(1781~1845) 집안이 소장하던 문헌들도 모두 소실돼버렸다. 2008년 전남 담양의 송강 정철(1536~93)의 후손들이 소장했던 고문헌을 정리하던 연구자들은, 책에 좀이 먹고 구멍이 뚫리거나 구더기처럼 생긴 책벌레 유충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호남지역에선 그동안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제 탓에 문화유산 관리보다는 공장을 지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고 교수는 지적했다. 이는 경북도와 안동시 등이 1995년 한국국학진흥원을 설립해, 고문헌을 수집해 연구하고 고전 국역자 양성과정을 개설하고 유교 목판 10만장 수집 운동을 펼친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고전문학, 한국사, 한국철학 등 지역 기초학문 재생산 구조가 붕괴되는 것이 큰 문제라는 것을 지역단체장들도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호남학 연구를 영남이나 수도권에 가서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호남지역 자치단체와 새 정부가 한국학 연구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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