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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내부고발 관광해설사 ‘보복성 차별’

등록 2013-01-30 22:16

“목포 해설사회가 활동비 횡령” 진정
경찰 부실수사…검찰, 2명 기소유예
일 배당 일수 줄이고 주말·휴일 배치
12년째 전남 목포에서 관광해설사로 일하는 정아무개(63)씨는 과다 활동비를 둘러싼 진실규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정씨는 2011년 12월30일 자신의 계좌로 103만5000원이 입금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통상 한달 활동비는 10일분 45만원이 들어오는데 23일분이 들어온 것이다. 의아해하던 그는 동료들한테도 동시에 비슷한 착오(?)가 일어났음을 알았다. 그는 “황당했어요. 활동일지를 쓰면 시청의 담당·계장·과장이 결재를 해야 활동비가 나오거든요. 하루도 착오가 날 수 없어요”라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이날 그는 해설사회 총무 ㄱ씨 계좌로 활동비를 뺀 나머지 금액을 송금하라는 전달을 받았다. 그는 58만5000원을 지체 없이 입금했다. 다른 해설사들도 과다분을 다시 송금했다. 20여명에 이르는 해설사들은 총무의 계좌로 입금된 돈이 다시 시청으로 들어갔거니 여겼다.

머뭇거리던 그는 지난해 10월 경찰서에 진정서를 냈다. 공금이 잘못 쓰여지지 않게 바로잡고 싶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간부들이 취하해 달라고 통사정을 했다. 마음이 약해진 그는 결국 취하서를 냈지만 경찰의 수사는 계속됐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는 미진했다. 해설사 ㄴ씨는 두차례 과다액을 돌려줬는데도 조사하지 않았다. 다른 해설사들의 입출금 내역도 들여다보지 않는 눈치였다. 난데없이 총무 ㄱ씨가 해설사 9명한테 입금된 334만5000원을 송금받은 혐의(횡령)를 샀다. 담당 공무원 ㄷ씨는 이를 알고도 묵인한 횡령방조 혐의가 적용됐다. 활동일지에 결재를 하는 간부 공무원은 수사를 피해갔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지난해 말 말단인 두 사람한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목포시가 지정한 해설사의 활동비가 부족하자 해설사의 활동 일수를 늘려 재원을 마련했지만, 개인적으로 챙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이 일단락되자 정씨는 눈에 띄지 않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정씨의 일감은 한달 10일에서 2일로 줄었고, 활동은 주로 주말·휴일에 배치됐다. 하루 근무시간도 세시간이 늘어 힘들어졌다. 하지만 목포시는 “절차의 흠결이 있었지만 횡령액이 더는 없다. 특정 해설사에 대한 차별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눈에 띄는 차별을 받게 되자 그는 28일 공문서 위조도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항고했다. 그는 외롭게 외치고 있다.

“법 있는 나라에서 이러면 안 된다. 잘못한 이들은 더욱 당당하게 행세하고, 바른말을 한 이들이 따돌림을 당해서야 되겠는가?”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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