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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섬주민에게 비싼 차량도선비 좀 내려주오

등록 2013-02-03 20:27

지난해 9월 추석무렵 전남 신안군 신의도와 뭍을 연결하는 배에서 섬 주민과 귀성객들이 내리고 있다. 섬 주민들은 뱃삯 지원 제도로 뭍나들이 한결 줄었다며 ′차량 도선비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신안군 제공
지난해 9월 추석무렵 전남 신안군 신의도와 뭍을 연결하는 배에서 섬 주민과 귀성객들이 내리고 있다. 섬 주민들은 뱃삯 지원 제도로 뭍나들이 한결 줄었다며 ′차량 도선비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한다. 신안군 제공
배 운임·생필품 물류비 정부지원에
섬 주민들 뭍나들이 갈수록 늘지만
1만원 넘는 찻삯에 차 놔두고 이동
국비지원 늘려 도선비 할인 요구 커
“설날 장을 보려고 30만원을 준비해뒀지요.”

전남 완도군 노화읍 넙도의 내리마을 부녀회장 이삼순(44)씨는 설 명절이 다가오자 바닷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음력 섣달그믐 저녁에 차례를 지내는 섬에 사는 맏며느리로서, 과일·나물 등 제수를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리비를 양식하는 이씨는 1일 겨울비가 내린 덕분에 모처럼 짬을 내 명절 계획을 세웠다. 이씨는 날짜를 짚어보다 “늦어도 7일엔 제수용품을 사러 노화도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씨는 7일 오전 9시 넙도 선착장에 차량을 놔두고 본섬 노화도로 가는 첫 배를 타기로 했다. 노화도~넙도의 뱃삯은 일반 1650원, 주민 1050원, 차량 1만1000원이다. 비싼 차량 도선비 탓에 여간해선 차를 가져가지 않는다. 노화도에 내리면 곧바로 농협마트에 가서 제수용품을 살 작정이다. 계산대에서 회원카드를 내면 넙도 주민은 물건값의 10%를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완도군이 섬 주민들에게 지원하는 것이다. 이씨는 3만원쯤을 돌려받아 부근에서 토란대나 고사리 따위를 살 생각이다. 이씨는 “물류비는 개인에겐 물건값의 10%를 현금으로 돌려주고 부녀회에는 공동기금으로 다달이 50여만원을 적립해줘 요긴하게 쓴다”며 반겼다. 그래도 못내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깎아주는 뱃삯이 600원에 불과하다. 비싼 차량 도선비를 낮췄으면 한다”는 것이다.

노화농협은 다달이 차량 두 대로 딸린 섬들을 돌며 판매한다. 김민점(54) 노화농협 전무는 “비싼 찻삯 때문에 주민들이 어패류와 생필품을 일일이 손으로 날라야 하는 사정도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육지에서 8㎞ 떨어진 전남 신안군 지도읍에 딸린 선도는 하루 6차례 오가는 도선의 정원이 고작 8명이다. 주민 박홍(73)씨는 “뱃삯보단 배가 작아 문제”라고 했다. 그나마 2년 전부터 지도농협이 다달이 순회 판매 차량을 들여보내면서 물건값이 다소 떨어진 것이 반갑다고 했다.

8년 전부터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섬 주민의 여객선 운임과 생활필수품 물류비를 지원하지만, 지원 대상과 폭을 더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다.

여객선 운임이 지원되면서 뭍나들이를 하는 섬 주민도 2006년 134만5000명(지원액 33억원)에서 2009년 181만명(71억원), 2010년 194만명(67억원), 2011년 210만명(86억원) 등으로 늘고 있다.

생필품 물류비 지원제도는 2007년 전남도가 전국에서 처음 시행했다. 애초 운반하기 어려운 20㎏들이 연료용 액화석유가스(LPG) 값이 육지보다 비싸다는 민원을 해소하려 추진했다. 전남도는 2007년 1통 운반비로 2000~1만4000원을 대주는 데 1억7000만원을 들였다. 주민들이 반기자 2009년 13개 품목, 2011년 40개 품목으로 확대해 연간 17억여원을 지원한다. 그러면서 전남도는 ‘섬 주민도 국민’이라며 정부에 국비 지원 확대와 차량 운반비 할인을 거듭해 요구했다.

신안군 도서개발과 박재현씨는 “여객선 운임 재원은 국비 50%, 도비 25%, 군비 25%로 마련한다. 일반인의 뱃삯이 가거도 6만1000원, 홍도 4만2000원이고, 주민은 일률적으로 5000원인데, 선사에 줄 차액 재원을 제때 마련하지 못하고 지급 시기를 넘긴 때도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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