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훈(넥타이 맨 이)군과 김동오군이 28일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 양금덕 할머니를 찾아가 ‘잊지 말자’라고 새긴 팔찌를 선물하고 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고교생 2명 팔찌 직접 디자인
학교·거리서 팔아 수익금 전달
“투쟁에 작은 힘 보태고자…”
학교·거리서 팔아 수익금 전달
“투쟁에 작은 힘 보태고자…”
3·1절을 맞아 광주지역 고교생들이 일제 군수공장에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응원의 선물을 했다.
하도훈(17·담양 창평고 2년)군과 김동오(17·광주 숭덕고 2년)군은 28일 직접 디자인해 만든 팔찌 800여개를 학교와 거리에서 팔아 모은 수익금 200만원을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기부하고, 양금덕(83·광주시 서구 양동)씨 등 근로정신대 할머니들께 팔찌를 선물하고 위로했다.
하군은 “지난해 봄 독립기념관에 수학여행을 갔다가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데 많은 분들의 희생과 고통이 따랐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일제관을 보고 난 뒤 충격을 받아 할머니들의 투쟁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자는 다짐을 했죠”라고 말했다.
김군은 “일제의 총칼에 맞서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선배들의 정신을 이어받자고 둘이 의기투합했어요. 우리 뜻에 공감해 팔찌를 사준 분들을 대신해 할머니한테 3·1절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라고 말했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두 학생은 지난해 3월 광주의 한 디자인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둘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을 위해 우리의 재능을 살려보자”는 하군의 제안으로 ‘잊지 말자’(Don’t Forget)라는 글귀를 새긴 실리콘 팔찌를 디자인했다. 1개에 4000원, 3개에 1만원씩 판매를 시작했다. 공감한 교사와 친구들이 앞다퉈 팔찌를 사준 덕분에 둘은 지난해 9월 수익금 50만원을 먼저 기부했고, 이날 150만원을 추가로 전달했다.
선물을 받은 양 할머니는 “이제는 외롭지 않아요. 손자 같은 학생들이 응원하니 더 꿋꿋이 살고 싶고, 더 당당해지고 싶어요. 나한테는 돈 수천만원보다 훨씬 가치가 있는 선물”이라며 활짝 웃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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