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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60대가 90대로 ‘신분 세탁’
노령연금 등 2200만원 타내

등록 2013-03-05 16:16수정 2013-03-05 21:21

복권 위조로 당첨금 타내다 덜미
노인정서 형님대접·방송 출연도
방송 출연까지 했던 ‘99살’ 복권 위조범을 경찰이 붙잡아 조사했더니 ‘신분 세탁’을 한 60대로 드러났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5일 복권을 위조해 당첨금을 타내고, 나이를 속여 장수수당 등을 타낸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로 안아무개(60)씨를 구속했다.

안씨는 지난해 12월 청주시 흥덕구 한 복권판매점에 위조된 연금복권을 제시해 당첨금 2만원을 받는 등 10여차례 복권 위조로 47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3월 청주시 상당구에서 가짜 신분으로 탈바꿈한 뒤 지난 1월까지 46개월 동안 기초노령연금·장수수당 등 2280여만원을 타낸 혐의도 사고 있다.

안씨는 1979년부터 유가증권 위조 등으로 9차례에 걸쳐 교도소를 들락거리다가 2005년 청주의 한 교회 목사에게 “이름도 없이 91년을 고아로 살았으니 도와달라”고 접근했다. 이 목사의 도움으로 2006년 6월 성과 본을 얻고, 2009년 3월에는 손가락 끝에 이물질을 바르는 수법을 써 ‘1915년생 안복영’이란 이름으로 주민등록증까지 발급받아 90대 노인으로 ‘환생’했다.

그 뒤 흰 수염을 기르고 한복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다녔으며, 노인정 등에서는 깍듯하게 ‘90대 형님’ 대접을 받았다. 그는 나이가 비슷한 또래 몇몇을 수양아들로 삼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한국방송> ‘전국노래자랑’ 괴산군 편과 연말 결선에 ‘화제의 98살 노인’으로 잇따라 출연해 거푸 인기상을 탔다. 당시 사회자 송해씨가 건강 비결을 묻자 “동생은 88살이지. 욕심 안 부리면 돼. 알맞게 먹고 살며 남을 고려하고, 사랑하면 돼”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정의 청주흥덕경찰서 지능1팀장은 “치아가 없는데다 흰머리와 흰 수염, 몸에 밴 듯한 반말투 등으로 영락없는 99살 노인으로 알았다. 노령연금을 노려 신분을 세탁하는 등 전형적인 사기 수법에 더욱 놀랐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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