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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국립공원 무등산’ 울게 하는 보호협

등록 2013-03-05 20:35

운영방향 갈등 빚어 둘로 쪼개져
집행부-비대위, 제각각 공동의장
무등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큰 구실을 해온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가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무보협)는 지난 4일 정기총회를 열어 최정기(70) 전 전남대 교수를 상임공동의장으로 다시 선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달 22일 정기총회가 무산된 뒤 다시 열렸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일부 이사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무보협 정상화 촉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쪽은 5일 소식지를 통해 “총회 건물을 용역업체 직원들이 봉쇄하고 개최한 불법총회”라고 반박했다. 비대위 쪽은 “지난달 22일 정기총회 때 전 집행부가 사퇴하고 이계윤(62) 전남대 교수를 상임공동의장으로 선출했다”고 주장했다.

무보협은 지난해 2월 새 본부장이 임명된 뒤 이사들 사이에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비대위는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단체를 운영한다’며 법원에 새 본부장 선임취소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당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6월 이사(30명) 중 8명이 해임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집행부 쪽은 “비대위가 기득권만 지키려는 집단”이라고 비판하고, 비대위 쪽은 “창립자를 쫓아냈다. 무등산 보호운동에 충실하라”고 맞서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무보협 원로들은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보협은 1989년 5월 광주 시민단체들이 참여해 결성된 뒤, 1994년부터 ‘무등산 땅 한평 갖기 운동’을 통해 한국 최초의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을 펼치는 등 환경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 단체가 78곳으로 늘어난 무보협은 지난해 12월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서 무등산 보호를 위해 건강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무등산의 산증인’ 박선홍(87) 선생은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돼 이제 할 일도 많아 힘을 모아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무보협은 자원봉사하는 자리지요. 내 것을 내놓고 하는 일인데, 가슴이 아픕니다. 시민운동이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들의 잘못인 것 같아 미안합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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