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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비정규직노조 탄압에 꺼져가는 삶

등록 2013-03-18 20:35수정 2013-03-18 22:35

포스코하청노조 허형길씨 간암투병
3년째 복직투쟁…간 이식만이 희망
노동계, 수술비 마련위해 모금활동
‘두려워하지 마라. 절망도 마라. 살아 숨을 쉬는 데 험한 이 세상에 고개 숙이어 잠들지 마라. 이른 새벽 태양은 말없이 어두운 세상을 밝힌다.’

허형길(45)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지회 수석부회장의 휴대전화 ‘컬러링’(통화연결음 서비스)에 나오는 노래 가사의 대목이다. 노랫말은 비정규직 노조 결성을 위해 헌신하다가 간경화 말기 진단을 받은 허씨의 삶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어 애잔한 느낌을 준다. 허씨는 광양제철소 용역업체인 태금산업(현 덕산) 노동자이던 2003년부터 10여년 동안 비정규직 노조 결성에 앞장섰던 노동운동가다. 2011년 간암 발병 사실을 알게 된 허씨는 간경화까지 겹쳐 항암치료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탈장 증세까지 겹쳐 최근 병원에 입원한 그는 간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허씨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노동자들이 참여하는 노조를 결성한 뒤 안팎의 어려움을 묵묵히 견뎌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지회 소속 조합원은 한때 290여명에 이르렀으나 현재 3개 분회 55명으로 줄었다. 노동계에선 “원청 포스코에서 하청업체 노조를 극심하게 탄압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010년 7월 해고돼 지금도 복직투쟁을 하고 있는 허씨는 2011년 조직폭력배로 보이는 괴한 3명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당하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그는 휴대전화 컬러링에 나오는 대로 뚝심 하나로 살아온 사람이다. 몸과 마음이 힘든데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서 허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모금활동에 나섰다. 황태환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사무국장은 “50여개 노조와 단체 등에서 모금활동을 펼쳐 3800만원을 전달했지만, 간 이식 수술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지회는 “그는 몸과 가정을 돌보지 않고 포스코에 맞서 민주노조를 지켰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이제 그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우리가 나설 때입니다. 그가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도록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않겠습니까”라고 호소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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