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가 2명으로 보여…조직 무력감”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주장해온 창조·문화도시를 위해 2년 전 설립된 광주문화재단을 두고 ‘특정인의 독주로 사업 추진 부실 등이 우려된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19일 광주문화재단이 지난해 11월5일 작성한 ‘임직원 의견서’를 보면, 조직 내부 경직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문건은 광주문화재단이 지난해 10월 조직 개혁을 위한 티에프(TF)팀을 발족한 뒤 직원들이 내놓은 내부 인사·조직·사업 등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취합한 내용으로 돼 있다. 한 직원은 “실장, 팀장, 담당 직원들의 권한을 무시한 사무처장 전횡 체제가 관행이 돼 제반 사업의 콘텐츠가 갈수록 부실해지고 조직이 무력감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원도 “사무처장 중심의 독주체제가 견고해지면서 실제로 재단 밖에서는 광주문화재단을 ‘박선정 재단’이라고 부르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심지어 한 직원은 “문화재단은 대표가 2명으로 보인다. 대외적으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런 경우가 지속되면 조직은 와해된다”고 꼬집었다.
광주문화재단에 3급 이상의 직원들이 많아 역피라미드 구조라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한 직원은 “6급 또는 7~8급 수를 늘려 1인이 담당하는 업무가 적정하게 배분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29명 임직원 중 실장(2급) 2명과 팀장(3급) 7명 등 2·3급이 37%에 달하고, 4급(6명)과 5급(8명) 직원 이외에 6급(3명)과 기능직(2명) 직원은 17%에 불과하다. 또 다른 직원도 “직원 대비 팀장 인원이 다소 많다. 팀원들만으로 단위 사업을 수행하기에 무리가 따른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선정 사무처장은 “처음 광주시에서 설계할 때, 그렇게 됐더라. 설립 당시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와 공연예술재단, 관광콘텐츠 기능이 추가돼 팀장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 3급 실장도 각 단위 사업을 수행하는 것으로 업무를 바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팀 관계자는 “재단의 인적 구성은 역피라미드형이 아니고 오히려 다이아몬드형”이라고 반박했다.
광주문화재단의 인사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직원은 “외부 전문가를 서울에서 초빙해오는 외부 인력 수혈방식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계약직 예술감독 ㅇ씨는 2011년 11월 공개 전형과 외부 인사위원회(외부인사 5명 포함 7명)를 거쳤지만 단독 응모해 채용되면서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박선정 사무처장은 “강운태 시장이 브랜드 공연을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해, 내부에 예술전문가가 없어 예술감독을 채용했다. 당시 공모했지만, 신청자가 없어서 ㅇ씨 혼자 응모한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말했다.
광주문화재단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직원은 “재단의 정체성이 축제를 하는 곳인지, 공연을 하는 것인지, 브랜드를 만드는 곳인지 모호하다”, “1회성 사업인 축제나 이벤트 사업을 지양해야 한다. 재단 직원인지 이벤트 회사 직원인지 구분이 안될 만큼 업무가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문화계 인사는 “시민과 문화계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이 직접 창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또 시장과 재단 간부들이 모두 브랜드 공연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광주문화재단은 지난해 11월 내부 임직원의 의견을 두루 들은 뒤 지난해 연말 중장기종합발전계획을 짜면서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신생 조직의 특성상 추진력이 뛰어나 사무처장이 의욕을 갖고 일을 하면서 조직 전체가 경화된 것 아니냐”고 진단했다. 박선정 사무처장은 “2011년 1월 설립 이후 2년 동안 재단이 안착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일을 했다. 어느 조직보다 팀장 전결권이 높을 정도로 자율성을 높다. 티에프팀에서 낸 의견도 앞으로 재단 운영 과정에 참조해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11년 1월 사무처 직원 29명으로 출범한 광주문화재단은 시 출연금(33억원)과 국비 지원금 등 169억원의 사업비로 각종 문화공연과 정책을 총괄한다.
감사원은 최근 문화재단이 채용 공고와 전형시험을 생략한 채 기간제 근로자 8명, 무기계약근로자 5명 등 13명을 비공개로 채용한 것과 관련해 박 사무처장의 문책을 요구한 바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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