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경 대전대 한의과대 교수
대전대 동아리 ‘보륜’ 15년째 봉사
“지난주에 안 오셨죠? 침 놔드릴까요?” “맞아야지. 근데 아프지 않게 놔주던 단발머리 예쁜 선생님은 안 보이네?”
지난 15일 밤 대전시 동구 대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 조현경(사진) 대전대 한의과대 교수가 신정선(80) 할머니를 반갑게 맞았다.
대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달동네 한가운데 있는 이 복지관에서는 목요일마다 오후 6~10시 동네 어르신들이 즐겨찾는 한방진료소가 열린다. 대전대 한의과대 연합의료봉사동아리 ‘보륜’(회장 강경원·본과 2년) 회원들이 마사지·지압·침·부항·뜸 등을 치료한다. 보륜은 마음을 비우고 수레바퀴처럼 인술을 베풀자는 뜻이다. 바퀴살을 자원한 이들은 한의대·간호학과 재학생 52명과 동아리 출신 선배 한의사 100여명, 그리고 한의대 교수 등이다.
1997년 한센병 무료진료를 위한 동아리로 출범한 이들은 15년째 복지관 정기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제는 어르신들이 봉사단원들을 별명으로 부를 만큼 친하다. 신 할머니가 찾던 단발머리 선생님은 동아리 출신 한의사인 김민정(28)씨의 애칭이다.
“고맙죠. 학생들은 공부하랴, 선생님들은 가르치고 진료하느라 바쁠텐데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이 산동네를 찾아와요.” 10년째 단골이라는 김홍분(75) 할머니는 “공사장에서 일하다 다쳐 사방이 쑤시고 아픈데 여기와서 안마받고 침맞으면 한결 부드럽다. 선생님들 재주가 용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르신들도 작은 성의로 답한다. 주다현(22·예과 2년)씨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주머니에 사탕이며 초코파이며 넣어주신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도 보륜 회원들은 밤 11시 진료소 문을 닫은 뒤 뒤늦은 저녁밥을 먹었다. 강경원 회장은 “소외되고 상처받은 이들의 아픔을 함께 나눠, 병을 치료하는 의술보다 아픈 이들의 마음까지 살피는 인술을 실천하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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