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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70대 ‘청양 맥가이버’

등록 2013-03-21 21:47

윤의로(70·충남 청양군 운곡면)씨는 20일 손수 제작한 구기자 수확기계 작동법을 설명하며 흐뭇해했다.
윤의로(70·충남 청양군 운곡면)씨는 20일 손수 제작한 구기자 수확기계 작동법을 설명하며 흐뭇해했다.
윤의로씨 구기자 수확기계 발명
사용땐 필요인력 4분의 1로 줄어
“일손 구하기도 힘들고, 인건비도 비싸 고민하다 만들었어요.” 윤의로(70·충남 청양군 운곡면)씨는 20일 손수 제작한 구기자 수확기계 작동법을 설명하며 흐뭇해했다.(사진) 윤씨가 만든 구기자 수확기계는 배터리로 작동되며, 손잡이 끝에 달린 고무롤러가 옆으로 움직여 구기자 열매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그가 구기자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귀농하면서부터다. 서울 등지에서 플라스틱 재생공장을 경영하다 부도가 나자 고향인 운곡면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구기자밭 3000여㎡를 일궜다.

“1000㎡를 1번 수확하려면 12명이 꼬박 하루를 일해야 해요. 시골에 젊은 사람이 드물고 고령화되면서 일당을 4만5000원씩 쳐줘도 일손구하기가 힘들어요. 7~12월에 6~7차례 따야 하는데 그때마다 사람 구하고 돈 들이는 게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쉽게 수확하는 방법을 찾던 그는 진공청소기로 흡입형 수확기계를 만들었으나 잎이 걸려 실패하고 부인에게 ‘멀쩡한 청소기를 망가뜨렸다’는 지청구를 듣기도 했다. 그는 동네주민으로부터 구기자 수확기계가 있었다는 말을 듣고 수소문한 끝에 충남도 구기자시험장에서 10년 전에 개발했던 기계 1대를 구했다. 그러나 바퀴 달린 전원공급장치는 고랑 있는 밭과 둑으로 끌고 다니기에 적합지 않았고, 전기톱처럼 생긴 수확기계는 무게가 3.8㎏에 달하고 진동이 커 손떨림이 심했다.

개량에 나선 그는 1년여 만에 배낭에 들어가는 작은 배터리로 전원공급장치를 대체하고, 수확기계 무게를 1.3㎏으로 줄였다. 손잡이에 손떨림 방지용 충격흡수장치도 달았다. 그는 최근 청양군에 “이 기계가 보급되면 인력이 약 4분의 1로 줄어 구기자 수확이 한결 편해질 것”이라며 보급 지원을 제안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사진 충남 청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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