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전 서울 철거민 집단이주
작년부터 10억 들여 리모델링
비좁은 골목길은 벽화로 단장
폐가나 빈터 3곳엔 쌈지공원
주민 “분위기 밝아져 살맛나요”
작년부터 10억 들여 리모델링
비좁은 골목길은 벽화로 단장
폐가나 빈터 3곳엔 쌈지공원
주민 “분위기 밝아져 살맛나요”
“다른 곳보다 낙후됐지만 공기 맑고 전망 좋고 분위기까지 밝아지게 해주니 아주 살만합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과 인접한 경기 고양시의 대표적 달동네인 덕양구 화전동 ‘유곽골 마을’이 올해 들어 산뜻하게 거듭나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민 홍종복(76)씨는 “처음엔 동네를 가꾸는 데 반대하는 주민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21일 유곽골 마을을 둘러보니, 촘촘히 들어선 집들 사이로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 비좁은 골목길은 아름다운 벽화로 단장됐다. 폐가나 빈터에는 정자와 체육시설을 갖춘 쌈지공원이 3곳이나 들어섰다. 고양시는 무너질 위험이 있는 곳에 석축을 쌓고, 낙상 사고가 잇따랐던 가파른 언덕에는 안전난간과 손잡이, 계단 등을 설치해 노약자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했다. 마을 어귀 공유지에는 쓰레기보관소가 들어서고 곳곳에 소화전과 제설함, 보안등이 설치됐다.
망월산 기슭에 자리한 유곽골 마을은 40여년 전인 1960~70년대 서울 재개발 때 철거민들이 집단이주해 조성된 고양시 유일의 달동네(3만2000㎡)로, 전체 212가구 435명 가운데 노인과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마을은 서울과 이웃하면서도 대부분의 땅이 시유지 또는 국유지인데다 인근에 육군 30사단과 항공대학이 있어 군사시설보호구역과 항공고도제한구역, 개발제한구역 등 여러 겹으로 규제를 받아 발전에서 소외돼왔다. ‘유곽골’이란 마을 이름은 옛날 산속에 유곽이 있어 선비들이 유흥을 즐겼던 동네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는 2011년 행정안전부의 ‘저소득층 밀집지역 안전환경개선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도비 6억5000만원과 시비 3억5000만원 등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지난해 9월부터 마을 리모델링을 추진해 최근 완료했다. 골목이 비좁아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고 난간 설치와 콘크리트 포장 등 대부분의 공사를 직접 손으로 했다.
도경선 고양시 안전도시팀장은 “행정의 손길이 거의 못 미친 소외된 달동네가 살만한 곳으로 바뀌어 주민들이 밝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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