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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빛고을 문학관을 예식장 건물에?

등록 2013-03-25 20:43수정 2013-03-26 08:34

시, 명성예식장 1순위 후보로 결정
동구로 한정해 공모 ‘부적절’ 논란
문학계 “문학적 상징성 없는 장소”

광주광역시가 옛도심 예식장 건물을 사들인 뒤 고쳐 문학관을 건립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시는 국비·시비 등 123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동구 수기동 명성예식장(2830㎡)에 ‘빛고을 문학관’을 짓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빛고을 문학관 건립위원회(위원장 황하택)는 문학관 건립 예정지 공모에 신청한 동구 9개 건물 가운데 명성예식장을 1순위 후보지로 결정했다. 건립위원회는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연계성 △매입 가격 적합성 등 8개 항목을 심의했다. 명성예식장 쪽은 매각 대금을 60억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다음달 광주시의회에 명성예식장을 공유재산으로 매입하기 위해 동의를 얻는 등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건물을 사들일 방침이다.

하지만 광주시가 문학관 후보지를 동구지역으로만 한정해 공모한 것을 두고 “부적절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는 2010년 타당성 조사 용역 때 예정지로 거론됐던 남구 양림동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는 정부 재산으로 예산 절감 효과가 적어 제외했고, 무등산 자락 성촌마을 인근 터는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고 밝혔다. 임영일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은 “타당성 조사 때 1순위 후보지가 동구에 있었고, 동구가 도심 공동화가 심각해 동구에서 예정지를 공모했다”고 말했다. 황하택 위원장은 “문학관 적지가 주민 반발 등으로 무산돼 장소 선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구도심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해 문학관을 건립하자’고 시에 제안했다. 명성예식장 건물은 외관상으로도 품위가 있다”고 말했다.

명성예식장은 광주를 대표할 문학적 상징성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선 문학관의 적지로 양림동을 꼽는다. 양림동은 다형 김현승(1913~75) 시인, 이수복 시인, 황석영·문순태 소설가 등의 발자취가 서린 곳이고, 음악가 정율성 선생과 정추(차이콥스키 4대 제자), 정근(동요 작곡가) 등이 살았던 곳이다. 소설가 문순태씨는 “광주의 대표적 문인으로 꼽히는 김현승 시인과 광산 출신인 용아 박용철(1904~38) 시인의 이름을 딴 다형·용아문학관을 양림동에 지은 뒤 오월문학 작가들의 방을 추가하면 문학적 브랜드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진태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오월정신이 창작의 원천이 됐던 광주만의 특성을 갖는 문학관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학관협회 이사장인 장윤익 경북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장은 “유명 문인의 작품 소재가 됐던 곳이나 그 작가와 연계성이 있는 곳이 문학관으로서 적지”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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