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호(56) 전남도립 옥과미술관장. 사진 옥과미술관 제공
‘월봉저작상’ 수상한 최준호 옥과미술관장
‘추사, 명호처럼 살다’로 김정희 연구
6년간 ‘명호’ 343개 찾아내 유형 분류
독특한 한자 조합 3년만에 풀기도
‘추사, 명호처럼 살다’로 김정희 연구
6년간 ‘명호’ 343개 찾아내 유형 분류
독특한 한자 조합 3년만에 풀기도
“아이고, 과분하지요. 진짜로요…. 학계의 거두들이 받으신 상인데, 제가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월봉 한기악 선생 기념사업회’가 주는 ‘제38회 월봉저작상’ 수상자로 선정된 최준호(56·사진) 전남도립 옥과미술관장은 26일 “추사를 쓰려면 추사의 명호를 알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추사, 명호처럼 살다>(아미재 펴냄)를 통해 ‘조선 후기의 문장가이자 서화가인 추사 김정희 작품 속의 호를 정리·분석해 인간 추사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상은 일제 강점기 민족운동가이자 언론인인 월봉 한기악(1898~1941)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그동안 학계의 권위자들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최 관장은 2005년부터 추사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국립대만사범대 미술대학원에서 전각학을 공부했던 그는 “추사 이후 조선에 전각이 예술로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던 터였다. 하지만 당시 학계에서는 100~600개까지 된다고 추정할 정도로 추사의 호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추사가 남긴 호가 몇개인지도 모르면서 추사를 연구할 수 없다”는 생각 끝에 “명호 연구라는 옆길”로 샜다.
최 관장은 추사가 작품에 남긴 호를 ‘명호’로 불렀다.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주어지는 성명과 별호 등을 포함해 이르는 모든 칭호”라는 것이다. 이어 추사의 모든 작품을 일일이 검토해 명호 343개를 찾아낸 뒤 13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추사는 호를 쓰기도 했지만, 대명호(자기 이름 대신 지명을 호로 씀)나 복합 명호 등 여러가지 형태의 함축적인 명호를 썼다. “제주 유배에서 풀린 추사가 해남에 도착해 초의선사에게 보낸 편지엔 ‘용정’이라고 쓰였는데, 이는 ‘은총을 받은 사람이 해방된 느낌’을 표현한 것이다. ‘용’자의 글자체는 도안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캘리그래피(손으로 그린 그림문자)인 셈이다.”
최 관장은 ‘과오’라는 명호에서는 ‘오’(오
)라는 한자의 의미를 밝히는 데 3년이 걸리기도 했다. “과천(아버지의 별장이 있던 곳)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뜻인데 ‘오’자는 <강희자전>에도 안 나와요. 추사만이 쓴 글자예요. 집이라는 의미로 해석했어요.”
그렇게 한 땀 한 땀 채워가느라 책 완성에 6년이 걸렸다. 추사에게 명호는 “세상이나 사람과 소통하는 수단”이었다고 그는 풀이했다. 추사 작품의 말미구를 보면, 당시 처한 상황이 담겨 있다.
최 관장은 “앞으로 추사 관련 인장(도장)에 대해서 연구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에선 누구나 직접 인장을 파기도 했는데 조선에서는 양반이라 해서 남에게 시켰어요. 추사는 직접 팠다고도 하는데, 연구해봐야지요.”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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