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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학생 꿈 대신 기념비 자라는 학교

등록 2013-04-16 20:19수정 2013-04-16 22:59

광주시 학교 기념조형물 우후죽순
출세 동문 식수비 등 31개 있는 곳도
교육청 “전수조사해 이전·철거 유도”
광주시내 각급 학교에 구성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식수비·재직비·공적비 따위 기념조형물이 무분별하게 세워지고 있다.

광주시의회 정현애 의원(민주·비례)은 지난 15일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시교육청 관내 학교와 기관에는 줄잡아 383개의 각종 기념조형물이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다. 학교 안에 설치된 기념조형물의 목적과 내용을 전수조사해 정비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다.

정 의원 쪽에서 1차 조사한 바로는, 광주시교육청 관내 학교에는 기념비 140개, 식수비 139개, 공적비 43개, 동상표지 21개, 준공비 20개, 시비석 20개 등이 설치돼 있다.

호남의 명문으로 알려진 광주 ㄱ고에는 학교를 방문한 총리·장관·행장 등 이른바 출세한 동문들의 식수비 19개를 비롯해 기념비 11개, 공적비 1개 등 기념조형물이 31개에 이르렀다. 사립인 ㄴ고에는 개교나 퇴임을 맞아 나무를 심은 이사장·교장·교사·동창회장 등의 식수비가 27개를 헤아렸다. 특성화고인 ㄷ고엔 수십명의 교장이 근무했지만 이 가운데 3명의 공적비가 후임 교장이나 총동창회장 등의 이름으로 들어서 있다.

정 의원은 “학교의 빛나는 역사와 훌륭한 전통을 기리는 조형물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퇴직하는 교장이나 방문하는 관료를 위한 식수비·재직비·공적비 등 구성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조형물도 적지 않다. 교육 목적에 맞지 않고 교정의 미관만 훼손하고 있다면 전수조사를 통해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를 두고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최근 일부 학교에 취지에 어긋나는 동상·기념비 등 조형물이 무분별하게 세워지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학교 안에 새로운 조형물을 설치할 때는 반드시 교직원과 학부모의 의견을 듣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교육청은 △학교의 동상·기념비·조형물 전수조사 시행 △학교 조형물의 건립·관리에 관한 지침 마련 △공감받지 못하는 조형물의 자율적 이전과 철거 유도 등 후속조처를 추진하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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