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편, 내연남 공기총 살해
40대 남자가 자신의 부인과 1년 가까이 몰래 만나온 남자를 시내에서 공기총으로 쏘아 숨지게 한 뒤 경찰에 자수했다.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16일 저녁 8시36분께 천안시 동남구 신방동 ㅊ마트 근처에서 정아무개(36·회사원)씨에게 공기총(구경 5㎜) 4발을 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아무개(41)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부인 권아무개(33)씨가 운영하는 영어학원에서 운전기사를 맡고 있는 김씨는 이날 오후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불러낸 뒤 사건 현장 인근 찻집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정씨에게 ‘자신의 부인과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았다. 그러나 정씨가 김씨에게 ‘한번만 더 (부인을) 만나면 안 되겠느냐’고 하자 격분해 자신의 차량에 미리 싣고 온 공기총을 꺼내 정씨의 가슴을 향해 1발을 쐈다. 이후 정씨가 달아나자 김씨는 3발을 더 발사했으며, 2발은 정씨의 머리와 등에 맞고 1발은 빗나갔다. 총을 맞은 정씨는 천안 순천향대병원에 옮겨졌지만 숨졌다.
숨진 정씨와 김씨의 부인 권씨는 지난해 6월 한 수영장에서 만나 사귀어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부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김씨가 부인의 휴대전화에서 정씨의 연락처를 알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범행 뒤 119에 ‘내가 사람을 쐈다’고 신고한 뒤 경찰서에 와 자수했다. 공기총은 김씨가 2000년 구입해 집에 보관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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