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한 야산에 있던 가족묘 입구의 도로와 상부에 위치한 묘소 등 8기 묘지 전체가 시멘트로 포장돼 있다.
인조잔디·평평한 봉분도 늘어
“멧돼지들이 묘를 자주 훼손했어요. 지난해 여름과 겨울에도 봉을 걷어버렸으니까요. 나이 먹은 사람들이 고쳐도 제대로 되나요? 젊은 사람은 다 객지로 나가고, 촌에는 70대 이상 노인들뿐이고…. 누가 조상들 묘에 얼마나 관심을 두나요?”
전남 고흥군 과역면 ㅎ마을 이장 ㄱ(68)씨는 24일 마을 인근 한 문중의 묘지들이 콘크리트로 덮힌 까닭을 묻자 “멧돼지가 묘를 자주 훼손했다. 그 집안의 종손이 나이가 70살도 넘은데다 객지에 사니까 묘 관리가 힘들어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ㄴ씨는 지난 13일 ㅎ마을에서 2㎞가량 떨어진 문중 묘(495㎡)에 1700만원을 들여 콘크리트로 포장했다. 국립공원 팔영산 자락인 야산의 해발 100~200m쯤에 있는 문중 묘엔 그의 5대 조상의 묘까지 조성돼 있다. ㄴ씨는 종손으로서 홀로 문중 묘를 관리하면서 멧돼지의 잦은 출몰 때문에 고민하다가 묘 12기 중 9기의 봉과 주변 바닥을 시멘트로 덮었다.
고흥군 노인복지계 관계자는 “한해 두세 차례나 멧돼지 습격을 받아 봉분 보수 공사를 했다고 한다. 비용도 만만찮고 ‘손 없는 날’을 잡는 것도 힘들어 했다. 종손인들 그렇게 하고 싶었겠느냐? 젊은 사람을 보기 힘든 농촌에서 나타난 쓸쓸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과역면사무소 쪽은 “묘지가 있었고 산림 훼손이나 형질 변경 등 불법 행위가 없어 대처하기도 어렵다. 주민의 정서에 맞지 않고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딱히 제재할 방법도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 농촌에서도 인조잔디를 깔거나 묘를 평평하게 만드는 봉분들이 나타나고 있다. 고흥군 한 마을 주민은 “벌초를 맡기려 해도 사람이 없다. 묘를 관리하기가 참 힘들다. 그래도 종손의 고민을 안타깝게 여기면서도 묘를 보기가 조금 그렇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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