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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주시경·김소월 홍보하더니…
배재대 국문과 통폐합 ‘반발’

등록 2013-05-07 20:36수정 2013-05-08 10:58

7일 오후 대전 도마동 배재대 본관 앞에서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학제 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7일 오후 대전 도마동 배재대 본관 앞에서 국어국문학과 학생들이 학제 개편안의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대전 배재대학교가 국어국문학과의 통폐합을 추진하자, 학과 학생들이 본관 앞에서 통폐합 철회를 촉구하는 밤샘농성을 벌이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한글학자 주시경과 시인 김소월을 내세워 학교를 홍보해온 학교가 정작 주시경·김소월의 상징인 국문과는 없애려 한다’고 주장했다. 배재대는 일제 강점기 주시경과 김소월이 다닌 배재학당을 뿌리로 하고 있으며, 이를 부각시키려 단과대학 이름을 주시경대학, 김소월대학으로 부르고 있다.

 배재대는 국어국문학과를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외한과)와 통합해 한국어문학과를 신설하고 프랑스어문화학과·독일어문화학과·미디어정보사회학과는 폐지하거나 다른 학과로 전환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2014학년도 학제 개편안을 추진중이라고 7일 밝혔다. 학교 쪽은 8일 교무위원회와 다음주 대학평의원회를 거쳐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국문과와 통합 대상인 외한과는 교육 목표·과정이 확연히 달라 한 학과가 될 수 없다는 게 학생들 주장이다. 국어학·국문학을 두루 공부하는 국문과와 달리 외한과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을 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졸업생들은 2일 성명을 내어 “배재대 정체성의 요체 중 하나는 주시경 선생의 자주적 교육정신이다. 국문과 폐지는 대학 교육의 사망선언”이라고 밝혔다.

 국문과 재학생·졸업생들은 학교 쪽이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인 학과 통폐합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국문과 2학년생 김혜경(47)씨는 “학생들이 중간고사를 치르는 기간에 학교에서 개정안을 누리집에 올려놓고 절차를 지킨 것처럼 말하고 있다. 장사 잘 되는 학과만 두겠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대학 교무처는 중간고사 기간인 지난달 22일 학교 누리집에 학칙 개정안을 올렸고 의견 제출 기한을 29일로 못박았다. 1학년 과대표 황지선씨는 “이럴 바에는 다른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자퇴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지홍 국문과 학생회장은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낼지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배재대 관계자는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제 개편을 추진한 것이고 국문과는 폐과가 아니라 확대·개편되는 것이다. 국문과 졸업을 원하는 재학생들을 위해 교육과정을 정상 운영하고 학과를 옮길 경우 제한 없이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6s대전/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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