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때 한 여고생이 당시 상황에 대한 생각을 적은 일기장(왼쪽)은 5만1858점의 5·18민중항쟁 기록물 중 하나다.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쟁취하는 계기가 된 ‘뉴질랜드 탄원서’에는 2만3853명의 서명이 남아 있다. 광주시 제공
유네스코 인권기록물 소장 14개국
광주서 16일부터 회의 열고 논의
카리브해 노예문서·만델라기록 등
박제화 피해 각국 순회전시 모색
광주서 16일부터 회의 열고 논의
카리브해 노예문서·만델라기록 등
박제화 피해 각국 순회전시 모색
프랑스 인권선언과 5·18민중항쟁 기록물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인권분야 기록물 소장기관들이 기록물 순회전시 방안 등을 논의한다.
광주광역시는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16~1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인권기록물 소장기관 회의’를 연다. 이번 행사는 세계인권도시 포럼(15~18일)의 특별회의로 마련됐다. 5·18아카이브(기록관)설립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회의엔 14개국의 인권기록물 소장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238개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가운데 인권기록물은 14개 나라에서 소장하고 있다. 인권기록물은 세계 인권 신장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뉴질랜드 웰링턴 국립기록보존소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쟁취하는 계기가 된 탄원서를 소장하고 있다. 546장의 종이가 두루마리 한장 형태로 연결된 274m 길이의 문서엔 당시 뉴질랜드 성인 여성의 25%인 2만3853명의 서명이 남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독사(Doxa) 프로덕션이 흑백인종분리정책 반대투쟁을 이끈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활동 등을 기록한 674개의 영상기록 테이프 등은 인권운동사에 매우 중요한 자료다.
파리 국립중앙역사기록원이 소장하고 있는 프랑스 인권선언(1789~1791) 관련 기록물은 200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프랑스 인권선언은 1948년 유엔인권선언의 기초가 됐다. 중남미 바베이도스 브리지타운 바베이도스박물관은 17~19세기 카리브해 노예들의 삶을 다룬 노예등기 등 옛 법률문서와 토지·선박의 목록이 포함된 기록물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 흑인들을 자식들까지 촘촘하게 줄에 묶어 카리브해까지 끌고 왔던 야만의 역사를 돌아보고 기억하게 하는 자료들이다. 80년 5월 시민들이 국가폭력에 맞서 싸운 5·18민중항쟁 기록물은 사진·영상·행정자료 등 6개 분야 5만1566점과 총알·태극기 등 보존 유품 292점 등이다.
인권분야 기록물 소장기관 교류방안은 지난해 5월 5·18 기록물 등재 한 돌 기념 국제학술회의에서 처음 제기됐다. 로슬린 러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위원장은 “광주가 인권과 민주주의 기록들을 등재하려는 도시나 국가에 멘토 구실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본부에 인권기록물 소장기관 공동개최를 제안해 지난 1월 승인을 받았다. 이번 회의는 협력교류의 첫걸음인 셈이다. 사단법인 5·18아카이브설립추진위원회의 홍세현 사무처장은 “기록유산들이 소장기관에만 보관되면 박제화될 수 있다. 매우 중요한 기록물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첫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권기록물의 복사본을 전시하고 각국을 순회전시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광주시는 내년 5월 광주 금남로 옛 가톨릭센터에 5·18아카이브를 개관해 5·18기록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 기록관엔 프랑스 인권선언 등 다른 나라 인권기록물 복제본도 함께 전시된다. 이경률 광주시 인권담당관은 “5·18 기록물을 세계 각국을 돌며 전시하면 5·18민주화운동의 세계화에 큰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3세계 국가 등에 아직 등재되지 못한 인권분야 기록물을 발굴하고 보존하기 위한 대책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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