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농기 넉달동안 12명 숨져
절반이 70대 이상…부주의가 원인
도 “전문인력 보내 집중교육 필요”
절반이 70대 이상…부주의가 원인
도 “전문인력 보내 집중교육 필요”
지난 25일 오후 3시54분께 전남 고흥군 점암면 월송리에서 농민 이아무개(68)씨가 트랙터를 몰고 좁은 농로를 지나다 수로로 추락했다. 이씨는 경운기 차체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지난달 26일 오후 2시11분께 나주시 관정동 농로에서 농민 이아무개(83)씨가 경운기를 몰고 가다 전봇대를 들이받았다. 이씨는 길옆 수렁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젊은이들이 하나둘 떠난 농촌에서 트랙터나 경운기 없이는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면서 농기계를 다루는 60~80대 농민들의 인명사고가 늘고 있다.
전남도는 27일 “파종기와 수확기 등 영농철을 맞아 발생한 농기계 사망 사고는 지난 한해 동안 5명이었으나 올해는 넉달 만에 12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월 114건의 사고가 발생해 12명이 숨지고, 102명이 다쳤다. 자료가 확보된 사망자 11명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80대가 1명, 70대가 5명, 60대가 4명, 50대가 1명으로 나타나 대부분 70대 이상에 몰려 있었다. 올해 사상자의 56.1%가 70~80대인 셈이다. 원인별로는 농기계 전복이 10명, 교통사고 1명이었다. 종류별로는 경운기가 9명으로 압도적이었고, 트랙터는 2명이었다.
농기계 사고가 노령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경숙 도 구조구급계장은 “119가 출동한 사례만 집계해 실제로는 사고 건수가 더 많을 것이다. 올해 사상자 중 70~80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고령 농민을 겨냥한 집중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농업기술원 친환경교육과 이기용씨도 “60대 중반에 들어서면 농기계 교육을 하려 해도 경험으로 하겠다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트랙터 세대와 경운기 세대의 인식차와 기술차가 있으니 이미 배운 젊은 농민들한테 훈련을 맡기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농민 이두언(40·영암군 미암면 춘동리)씨는 “농기계 사고는 대부분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다. 70~80대가 되면 체력이 약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지만 새벽부터 밤중까지 일하려는 경향이 있다. 교육과 훈련을 하는 인력을 많이 양성해 농한기에 현장으로 찾아가야 한다”고 기대했다.
이에 따라 도는 농기계 사고를 줄이기 위해 이장단 회의를 통해 사고 유형을 전파하고, 반사판을 붙이게 하는 등 예방에 나설 방침이다. 도 농업기술원도 농기계 연수를 하면서 연중 △운전자 1명만 탑승 △작업중 음주 금지 △2시간마다 휴식 △논밭에 직각 방향으로 진입 등 안전사고 예방교육을 시행하기로 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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