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의사 밴드 ‘에스큘라’ 입원환자 초청 연주회

음악으로 환자에게 다가서는 에스큘라 단원들. 왼쪽부터 김명선(드럼), 전용범(소프라노 색스폰), 문응주(리드기타), 임근영(베이스기타), 박읾성(테너 색스폰), 손은규(전자오르간)씨. 문응주 제공

“메스대신 음악으로 치료하죠”

　“날카로운 메스대신 부드러운 악기로 환자들에게 다가가렵니다”

광주지역 정형외과 의사 6명으로 짜여진 음악밴드 ‘에스큘라(Aescula·의술의 신)’가 지난 20일 저녁 광주 전남대병원 명학회관에서 동료 의료진과 입원 환자들을 초청한 연주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전남대 의대 정형외과 동문 170여명 가운데 선율을 사랑하는 ‘끼’있는 의사들로 음악밴드를 만든 뒤 바쁜 시간을 쪼개 매주 한두차례 야간연습을 진행하며 호흡을 맞춰왔다.

밴드의 구성은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맏형인 문응주(52·문응주 정형외과 원장·리드 기타)씨와 막내인 임근영(27·전남대병원 전공의·베이스 기타)씨는 무려 24년 차이가 난다. 학과장인 송은규(51·전남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전자오르간)씨, 박일성(47·동아병원 원장·테너 색소폰)씨, 전용범(40·송정사랑병원 원장·소프라노 색소폰)씨, 김명선(34·전남대병원 임상교수·드럼)씨 등도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이날 자리를 꽉 메운 동료 의사와 입원 환자에게 ‘사랑을 위하여’, ‘렛 잇 비’,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16곡을 선사했다. 정형외과 윤택림 교수가 사회를 맡고 동문 의사인 김용주씨와 박혜은씨가 ‘광야에서’와 ‘네버 엔딩 스토리’를 불러 갈채를 받는 등 평소 가운 속에 숨겨뒀던 실력을 한껏 펼쳤다.

이들은 해마다 연주회를 마련하고, 재활원이나 교도소도 찾아가 음악을 통한 소통을 시도할 예정이다.

단장 문씨는 “정형외과 의사는 무덤덤하고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바뀌기를 기대한다”며 “환자들이 의사를 다정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병상과 무대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