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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추징금 1672억 안내면 1672년 수감을”

등록 2013-06-10 20:02수정 2013-06-11 10:29

5·18 민주화운동 유족·부상자·구속자들과 광주·전남 및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10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들머리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5·18 민주화운동 유족·부상자·구속자들과 광주·전남 및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10일 오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들머리인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출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현장 5·18 바로세우기 ‘오월버스’ 상경
‘5·18 특별법’ 제정 17년만에
5월단체 등 전두환 집앞 시위
“1672억 추징 특별법 제정하라”
“내 아들을 살려내라! 전두환이 나오너라!” “우리 자식들을 그렇게 죽여놓고 호의호식하고 사느냐?”

10일 오후 2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출소 건너 골목길에서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호통을 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는 집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이었다. 광주·전남에서 ‘오월버스’에 올라 상경한 5·18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회원,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200여명이 ‘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 촉구 집회’를 열었다. 80년 5월27일 옛 전남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문재학(당시 17살·고교 1학년)군의 어머니 김길자(73)씨는 “지그(저의) 자식들은 도둑질한 돈으로 살게 한 것이다. 그 돈은 모두 환수해야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5월 단체 등이 5·18과 관련해 상경 시위에 나선 것은 1995년 12월 5·18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17년 만이다. 5·18 항쟁 33년 만에 ‘5·18 북한군 개입설’ 등을 퍼뜨린 종합편성채널 등이 그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런 5·18 역사 왜곡 뒤에는, 5·18 학살을 주도한 전 전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을 내지 않으면서 국외 골프를 즐기는 등 호화롭게 지내면서도 참회하지 않는 행태가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더구나 큰아들 전재국씨가 거액을 조세회피처로 보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이 드러나며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 환수 여론이 더욱 커졌다. 올해 5·18 기념식에서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퇴출시키려 한 것도 5·18 유족 등의 분노를 키웠다.

5·18 유족·부상자·구속자 등은 이날 “살인마에 대한 부당한 경호 중지하고 부패 재산 환수하라”는 팻말을 들고 전씨의 집 쪽으로 갔다. 경찰이 제지하자 “전두환이 자폭하라, 자폭하라”는 ‘훌라송’을 부르며 집회를 한 뒤 전두환씨의 사진을 길바닥에 놓고 밟았다.

5월 단체 회원 등은 아침 8시23분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오월버스’ 3대를 타고 서울로 향했다. 오월버스는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5·18 역사 왜곡 저지 국민행동 준비위원회’가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 왜곡을 막고 전 전 대통령의 재산 환수를 촉구하고자 마련했다. 5·18 민주유공자유족회 등 5월 단체 4곳과 광주전남진보연대,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등의 회원 120여명이 동참했다.

서울행 오월버스 안에서 이지현(60)씨가 전두환씨의 목소리를 흉내내 은닉 비자금 현실을 풍자했다. “본인은 진짜 통장에 29만원밖에 없어. 근데 왜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을 기초수급자로 지정해주지 않는 거야?” 좌중에서 웃음과 한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80년 5월 계엄군에게 맞아 왼쪽 눈을 실명했고 5·18 진실 규명을 촉구하다 두 차례 옥고를 치른 이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전씨를 성토했다. “돈을 버는 기술보다 더 신묘한 것이 돈을 감추는 기술 아니겠습네까? 전두환씨를 노벨 마술상 후보로 추천하는 바입네다.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안 내면 1672년 동안 감방에서 ‘화려한 휴가’(80년 5월 신군부 광주 진압작전 명령 이름)를 보낼 수 있도록 전두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지 않갔습네까?”

오월버스는 오후 1시께 서울 광화문 근처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 건물 앞에 도착했다. 5·18 유족·부상자 등은 “근거 없는 왜곡방송 종편방송 폐지하라”고 외치고 채널에이 건물에 달걀 수십개를 던졌다. 이어 조선일보사 앞으로 이동해 “<티브이조선>은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달걀 수십개를 조선일보 사옥 유리창에 던지고 밀가루를 뿌렸다.

1997년 4월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의 내란 목적 살인죄 등이 확정됐고 그해 5월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는데도, 최근 이들 종편은 ‘5·18에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을 내보내고, 일부 극우 단체는 인터넷에 5·18 희생자들을 희롱하는 표현을 유포했다.

이들은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집 앞 집회에 이어 오후 4시께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가보훈처 앞으로 이동해, 지난달 5·18 33돌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을 주장했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달걀 10여개를 보훈처 건물에 던졌다.

5월 단체의 상경 시위를 계기로 전국 430여 단체가 참여하는 ‘5·18 역사 왜곡 저지 국민행동’은 전두환씨 재산 환수 및 5·18 역사 왜곡 저지를 위한 활동을 본격 시작할 방침이다.

[한겨레포커스]5.18유족 “그 방송 본 후로 못살겠다”

서울행 오월버스 안에서 이지현(60)씨가 전두환씨의 목소리를 흉내내 은닉 비자금 현실을 풍자했다. “본인은 진짜 통장에 29만원밖에 없어. 근데 왜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을 기초수급자로 지정해주지 않는 거야?” 좌중에서 웃음과 한숨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80년 5월 계엄군에게 맞아 왼쪽 눈을 실명했고 5·18 진실 규명을 촉구하다 두 차례 옥고를 치른 이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전씨를 성토했다. “돈을 버는 기술보다 더 신묘한 것이 돈을 감추는 기술 아니겠습네까? 전두환씨를 노벨 마술상 후보로 추천하는 바입네다.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안 내면 1672년 동안 감방에서 ‘화려한 휴가’(80년 5월 신군부 광주 진압작전 명령 이름)를 보낼 수 있도록 전두환 특별법을 제정해야 하지 않갔습네까?”

오월버스는 오후 1시께 서울 광화문 근처 종합편성채널 <채널에이> 건물 앞에 도착했다. 5·18 유족·부상자 등은 “근거 없는 왜곡방송 종편방송 폐지하라”고 외치고 채널에이 건물에 달걀 수십개를 던졌다. 이어 조선일보사 앞으로 이동해 “<티브이조선>은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달걀 수십개를 조선일보 사옥 유리창에 던지고 밀가루를 뿌렸다.

1997년 4월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의 내란 목적 살인죄 등이 확정됐고 그해 5월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는데도, 최근 이들 종편은 ‘5·18에 북한 특수부대가 개입했다’는 내용을 내보내고, 일부 극우 단체는 인터넷에 5·18 희생자들을 희롱하는 표현을 유포했다.

이들은 연희동 전 전 대통령 집 앞 집회에 이어 오후 4시께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가보훈처 앞으로 이동해, 지난달 5·18 33돌 기념식을 앞두고 ‘임을 위한 행진곡’ 퇴출을 주장했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달걀 10여개를 보훈처 건물에 던졌다.

5월 단체의 상경 시위를 계기로 전국 430여 단체가 참여하는 ‘5·18 역사 왜곡 저지 국민행동’은 전두환씨 재산 환수 및 5·18 역사 왜곡 저지를 위한 활동을 본격 시작할 방침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 관련화보 ‘분노한 광주’ 다시 연희동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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