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바다에서 발견된 주검, 범인이…

사채업자가 보험금 노리고 살해 뒤
실족사로 위장하려 바다에 던져

전남 여수시 백야대교 아래 바닷가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은 수억원의 보험금을 노린 사채업자들의 계획적 살인에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해양경찰서는 11일 여수시 화정면 백야대교 아래 갯벌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여성의 살인 피의자 신아무개(34), 서아무개(43·여), 김아무개(42·여)씨 등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지난 4월23일 최아무개(34·여)씨를 광양시 한 식당으로 불러낸 뒤 막걸리에 수면제를 먹이고 잠들자 미리 대여한 코란도 승용차 내에서 목졸라 살해한 뒤 여수 백야대교 위에서 바다로 던져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최씨 이름으로 가입한 4건의 보험금 4억3000만원 상당을 나눠 갖기로 하고, 최씨가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다 실족사한 것처럼 해경에 신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지난 7일 숨진 최씨의 시신이 백야대교 아래를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됨으로써 완전 범죄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해경은 이들이 4월23일 새벽 5시2분께 고흥군 봉래면 나로대교에서 사진 촬영 중 최씨가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았지만 살해 단서를 잡지는 못했다. 이후 해경은 최씨의 보험금 수령인이 가족이 아닌 사채업자 신씨 앞으로 된 점을 수상히 여겨 최씨와 돈거래 했던 서씨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여왔다. 해경은 살해의 물증을 확보하지 못하다 최근 햇빛 차단막에 감긴 채 철망과 벽돌에 쌓여있는 최씨의 주검이 발견되자 이들을 긴급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지난해 이혼한 최씨는 3년 전부터 서씨와 돈거래를 하면서 알고 지냈다. 최근 서씨에게 순천에 살면서 사채업을 하는 신씨를 소개받아 자주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지난해 12월~1월 이들은 최씨한테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2월에는 수익자를 신씨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들은 살해 당일 저녁 8시40분께 수면제를 탄 막걸리를 마신 최씨가 잠들자 10시15분께 승용차 안에서 비닐봉지로 살해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준비한 케이블로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이어 이튿날 오전 2시30분께 미리 준비한 햇빛 차단막과 철망, 벽돌을 이용해 최씨의 주검을 여수 백야대교 아래로 유기했다. 시체를 유기한 뒤에는 고흥 나로대교 해상으로 이동해 사진을 찍다가 최씨가 실족해 실종한 것으로 신고했다. 이들은 범행이 성공해 보험금을 타면 신씨 50%, 서씨와 김씨 25%씩 나눠 갖기로 공모한 것으로 밝혀졌다.광주/안관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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