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때 시민군에 참호 내준 나무
150년만에 고사…14일 위령제
150년만에 고사…14일 위령제
“80년 5월 마지막 밤에 도청 앞 회화나무 아래 참호를 팠었어요. 그 참호에 있던 후배가 계엄군에 붙잡혀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하다가, 90년대 산에서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떴어요.”
고교 3학년 때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사진작가 김향득(51)씨는 2009년께부터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터에 아시아문화전당이 건설되면서 5·18 흔적이 지워지는 것을 영상에 담으면서 회화나무를 주목했다. 그는 “도청의 모습을 찍으면서 항상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앵글을 맞췄다”며 “그런데 역사적 의미를 찾아보니까 의미가 많은 나무더라. 독립운동은 물론이고 3·1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과 5·18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것이 바로 도청 앞 회화나무였다”고 말했다. 수령 150년의 이 회화나무는 지난달 29일 고사 판정을 받았다.
이 회화나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참여해 꾸린 ‘회화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은 14일 저녁 7시 그 나무 아래에 모여 문화제를 연다. ‘죽어서도 살아’라는 주제로 열리는 문화제는 마당극 전문집단 신명에서 죽은 나무를 위한 의례(사진)를 진행한 뒤, 김향득씨가 찍은 회화나무 사진 등을 영상으로 만들어 상영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지난 12일 저녁 박강의 전 신명 대표는 회화나무와 5월 정신의 부활을 바라는 의미로, 33개의 촛불을 나무 주변에 원형으로 세우고 33번의 절을 했다.(사진) 그는 “5·18의 흔적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33년 동안 광주 사람들이 살아온 것을 꼿꼿이 지켜봤던 나무에게 미안함을 담아 33배를 올리고 한개의 조등과 33개의 촛불을 켰다”고 말했다.
이경희 푸른길 사무국장은 “이번 문화제는 과거 광주읍성의 풍요를 기원하며 심었던 회화나무가 지하철·문화전당 같은 각종 개발 등으로 죽어가는 것에 대한 생태적 관점과 5·18의 마지막을 지켜봤던 기억들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시민들에게 제기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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