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하 설립 홍복학원 학교 교사들
수천만원 대출받아 재단에 빌려줘
이씨 구속된 뒤 상환 끊겨 발동동
수천만원 대출받아 재단에 빌려줘
이씨 구속된 뒤 상환 끊겨 발동동
사학재단이 소속 교사들한테 수천만원씩을 빌려 몇 해씩 갚지 않는다면 정상적인 채무관계일까?
학교법인 홍복학원이 운영하는 대광여고와 서진여고 교사들이 재단에 5000만~1억원을 빌려주고 원리금 상환 부담을 떠안아 압박을 받고 있다. 홍복학원은 지난해 말 교비 등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이홍하(74)씨가 설립한 재단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는 지난 25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복학원이 소속 교사 상당수한테서 5000만~1억원을 빌린 뒤 몇 해씩 갚지 않은 채 수상쩍은 채무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에서 퇴직금 담보 대출을 받아 거액을 빌려준 교사들이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홍복학원은 교사들에게 빌려간 돈을 즉각 상환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빌리는 형식을 취했을 뿐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재단 쪽의 금전 요구를 교사들이 거부하기 쉽지 않았다. 상당수 교사들이 10여년 전부터 재단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홍복학원은 여태껏 대출금의 원리금을 꼬박꼬박 갚아왔으나 이씨가 구속되면서부터 원리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자 교사들이 이를 부담하고 있다.
전교조는 “비리 사학 안에서 벌어지는 갑의 횡포를 뿌리뽑을 수 있도록 광주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시행하고, 광주시의회에 사학비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병일 전교조 광주지부 정책실장은 “이는 변형된 형태의 기부금이라고 보여진다. 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했고, 실제 어디에 쓰였는지 밝혀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압박감을 동시에 겪고 있는 교사들의 굴레를 벗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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