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4시30분,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모퉁이마을도서관의 스위치가 켜졌다. 전등에 불이 들어오자 도서관 안이 환해졌다. 박수치는 아이들과 학부모, 도서관 관계자, 손님들의 표정은 전등보다 밝았다.
대전에서 세번째 태양지공 마을도서관이 탄생했다. 태양지공은 마을 차원의 에너지 독립 운동으로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와 대전충남녹색연합이 2005년부터 함께 펼치고 있는 블루스카이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모퉁이마을도서관은 4㎾급 태양광발전기와 50W 자전거발전기를 설치했고, 실내등을 엘이디(LED) 등으로 교체했다. 덤으로 기후변화·에너지 관련 책들도 따로 비치됐다.
이날부터 모퉁이마을도서관은 태양광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로 실내를 밝힌다.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은 태양광에너지로 밝힌 등 아래에서 책을 읽고 자전거발전기를 돌려 직접 과일을 갈아 주스를 만들어 먹거나 선풍기를 사용하는 체험을 한다. 또 기후변화·에너지 관련 환경책들을 읽으며 공부할 수 있게 됐다.
이남현(10·초3)군은 “형광등이 밝아서 책읽기 편하고 그림도 선명해 좋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자전거를 돌려 토마토 주스를 만들기로 했다”며 즐거워했다.
기념식에서 허태정 유성구청장은 “어린이들이 태양빛을 자원 삼아 불 밝힌 전등 아래서 책을 읽고 환경과 전기의 소중함까지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한편, 한국가스공사충청지역본부와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서구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중구 중촌마을어린이도서관짜장 등 태양지공 마을도서관과 아이쿱생협이 참여하는 대전 마을절전소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네트워크는 지난 7개월 동안 전기 945㎾h(4인 가정의 3개월 사용량)를 아꼈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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