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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말 많은 곳 제주뿐입니까…전국서 말~달리자

등록 2013-06-30 21:03

정부가 ‘말 레저 문화특구’로 지정한 전북 장수군 장수읍에 있는 승마체험장에서 말들이 자유롭게 목장을 달리고 있다. 뒤로는 전망대와 승마기를 둔 조형물 트로이목마가 보인다.  장수군 제공
정부가 ‘말 레저 문화특구’로 지정한 전북 장수군 장수읍에 있는 승마체험장에서 말들이 자유롭게 목장을 달리고 있다. 뒤로는 전망대와 승마기를 둔 조형물 트로이목마가 보인다. 장수군 제공
[현장쏙] 블루오션 떠오른 말산업
말산업 육성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적극 나섰다. 구제역 충격에 소·돼지 말고도 말에 주목하는 축산농민들이 늘고 있다. 경마장을 찾는 이들과 승마를 체험하려는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말산업, 어디까지 왔나? 그 전망은 과연 어떤가?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고…”라는 속담은 이제 “말을 낳으면 전국으로…”로 바뀌어야겠다. 말의 본고장 제주뿐 아니라 전국 자치단체들이 말산업에 ‘베팅’하고 있다. 2011년 9월 말산업 육성법이 제정된 이래 정부가 올해 안에 말산업 특구를 지정해 지원하려 하자 여러 자치단체들이 큰 관심을 쏟고 있다.

■ 구제역 뒤 희망 찾기 경북 안동시 북후면 장기리에서 6600㎡ 규모의 목장을 운영하는 강부성(52)씨. 그는 2010년 성탄절날 땅에 묻히는 젖소 100여마리를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400m 떨어진 이웃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덮치면서 11년 동안 애지중지하던 소를 땅에도 묻고 가슴에도 묻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론 소 15만866마리, 돼지 331만8296마리 등 모두 348만40마리가 매몰됐다. 실의에 빠졌던 강씨는 꼬박 1년을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냈다고 했다.

그러나 그대로 주저앉을 수만은 없었다. 보상금으로 젖소 40여마리와 함께 마리당 400만원을 주고서 제주 한라마 2마리도 들여왔다. 그는 “젖소는 생계용으로, 말은 희망용으로 샀다. 말은 거의 전염병이 없다고 하고, 유망하다고 해 시험 삼아 키워보려고 들였다”고 말했다. 1년 남짓 뒤 말 1마리가 새끼를 낳아 모두 3마리가 됐다.

하지만 승마용으로 훈련되지 않은 한라말은 내다팔 시장이 보이지 않았다. 고민 끝에 최근 3마리를 모두 넘겨주고 대신 경주마 서러브레드 1마리를 구해왔다.

27일 목장에서 만난 강씨는 젖소와 함께 기르는 경주마의 털을 쓸어주고 있었다. “소, 돼지만 키워선 갈수록 수익 내기도 어렵고 위험하기도 하고요. 구제역 악몽도 엊그제 같습니다. 말이 새로운 소득원이 되지 않을까, 한두마리 말을 키우는 농가가 조금씩 늘어가는 건 그래서일 겁니다.”

한우 사육 마릿수 1위, 젖소·돼지 3위로 축산업이 주력이었던 경북은 구제역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말 사육이 증가하는 추세다. 2010년 12월 116농가 685마리에서 지난해 12월 138농가 1004마리로 늘었다. 경북도는 지난해 9월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안을 짰다. 2016년까지 4228억원을 투입해 말 생산을 300가구, 3000마리로 늘리고 승마장도 45곳에서 60곳으로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전제균 ㈔한국말산업육성협회 회장은 “구제역 여파 때문에 말 사육을 소·돼지 등 축산 주종의 대안으로 여기는 농가들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은 시범 사육하는 수준이다. 승마·경마 등에 공급하기는 쉽지 않고 수요도 없는 편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제역 그 후…
전염병 없는 ‘말’ 새 소득원 선호
제주·경북·전북 등 지자체 10여곳
연말 말특구 지정 앞두고 경쟁치열

본고장 제주는…
전국 말 72% 2만1800마리 사육
2200억 들여 미래전략산업 육성
테마형 관광·국제 말 박람회 준비

말산업 잘되려면…
수요 어느정도 되는지 가늠안돼
정착할 때까지 시간·지원 필요
장밋빛 전망 속 속도조절론 나와






■ ‘3다도’에서 ‘4다도’로? 제주말을 빼고는 말 얘기가 안 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 견월악 부근 제주도축산진흥원 제주마 방목장에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녹음이 무성한 목장에서 한라산을 배경으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이나 망아지를 찍으려는 셔터 소리가 요란하다. 제주마는 1986년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됐다.

2011년 12월 말 현재 전국 1929농가에서 3만58마리를 사육하는데, 제주에서만 1119농가가 2만1797마리(72%)를 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3다도(돌·바람·여자) 제주도는 4다도라 할 만도 하다.

제주도는 2016년까지 2200억원을 투자하는 말산업 종합진흥 5개년 계획을 지난해 1월 마련했다. 경마·승마·마육(말고기)·연관 산업, 네 분야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올레길형·오름형·초원형 등 세 유형의 테마 승마관광길, 말 테마파크, 국제 말 축제·박람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도 축산정책과 산하에 말산업 육성 담당(5급)을 따로 뒀다. 제주도의회는 지난해 6월 제주도 말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해 이를 뒷받침하고 나섰다. 제주대는 전문 박사과정을, 제주한라대학교는 말산업학부를 설치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선진국형 말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육(말고기) 산업도 차츰 떠오르고 있다. 제주시 축산물공판장에선 해마다 말 780여마리를 도축해 도내 전문 음식점 51곳에 공급한다. 제주도는 비육마 육성, 품질별 말고기 차등가격제 지원, 고급 말고기 전문식당 육성, 말고기 요리 개발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피부 미용에 좋다는 마유(말기름) 등 기능성 제품 개발에도 나섰다.

조덕준 제주도 축산정책과장은 “말산업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말의 고장 제주는 국내 말산업 전진기지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전국은 말산업 경주중 말산업은 ‘전국구 사업’이 됐다. 청정 산촌 강원도 철원에서 땅끝 바다마을까지 말에 관심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전북 장수군의 말산업이 눈에 띈다. 장수군은 이미 10년 전부터 공을 들인 덕에 2011년 지식경제부가 ‘말 레저 문화특구’로 지정했다. 2003년 특성화학교 한국마사고교가 문을 열었고, 한국마사회가 직영하는 경주마 육성 목장(150만㎡), 국제 규격을 갖춘 승마장(16만5300여㎡), 승마체험장(3만1300여㎡), 말 전용도로(10㎞·말 크로스컨트리)까지 있다.

승마체험장에는 조형물인 트로이목마가 있다. 그 안에는 전망대, 말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승마기도 있다. 날씨에 관계없이 사계절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비가림 시설을 설치했다. 승마체험장에는 4~6월 서울 등의 학생 1500명이 예약돼 있을 만큼 수학여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장재영 장수군수는 “아름다운 자연과 대중적인 승마문화가 어우러진 내륙 최고의 말 중심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바닷가 간척지에 말 사육 단지를 조성하려 하고 있다. 2018년까지 전남 해남군 영산강 간척지 990만㎡에 말 2000~3000마리를 사육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경주마·승용마·비육마를 기르는 목장 50곳을 조성하고, 승마레포츠타운과 말산업 클러스터를 단계별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장흥군은 삼산간척지 76만㎡에 100억원을 들여 말 생산 단지와 억불산 승마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덕종합고교는 올해 3월 ‘한국말산업고’로 바뀌었다. 교사 14명 중 3명이 말 관련 교사이고, 말산업육성과에 1학년 38명, 2학년 39명 등 학생 77명이 재학중이다. 학교에는 말 4마리가 입식됐고 승마장도 조만간 설치된다. 전남도는 신안군 임자도에 42.195㎞의 승마트레킹 코스를 포함한 해변승마공원도 개발하려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말 특구 지정’은 자치단체들의 말산업에 당근 구실을 하고 있다. 정부의 대폭 지원이 뒤따를 특구 지정에 제주·경북·전북·경기 등 전국 10여곳의 자치단체들이 목을 매고 있다.

이상만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말을 미래 산업으로 여기고 각종 사업을 추진하거나 계획하는 자치단체가 눈에 띄게 늘고 있지만 지역별로 편차가 있는 게 사실이다. 사육 등 1차산업, 경마·승마장 건설 등 2차산업, 인력 양성·교육 등 3차산업을 두루 융합한 ‘6차산업’ 형태의 균형을 이뤄야 하는 만큼 속도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동 제주/김일우 허호준 기자,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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