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하 횡령 도운 교장 3명 면직처분

*이홍하: <서남대 설립자>

교육부, 교비 횡령 방조 책임 물어
서남학원 이사 8명 취임 승인 취소

문어발식으로 사립학교를 늘리면서 학교 교비를 멋대로 써버린 이홍하(74·서남대 설립자)씨 횡령 사건의 후폭풍으로 광주·전남에서 교장 3명이 한꺼번에 면직됐다.

교육부는 최근 서남대의 교비 횡령과 부실 운영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학교법인 서남학원의 서복영(71·설립자 이씨의 부인)씨를 비롯한 이사 8명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3~21일 서남대 종합감사를 벌여 △교비 330억원 횡령 △이사회 부당 운영 △전임교원 허위 임용 등 비리를 찾아냈지만 감사처분 통보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당해 1심 판결까지 처분을 미뤄왔다.

교육부는 “서남학원이 이사회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수법으로 설립자 이씨의 차명 계좌에 교비 330억원이 빼돌려지는 것을 방조했다. 이런 책임을 물어 이사 전원의 승인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씨가 1977년 설립해 사립학교 확장의 디딤돌로 삼았던 홍복학원 산하 3개 고교의 교장들이 동시에 교장 자격을 잃었다. 이들은 모두 홍복학원 설립자 이씨가 88년 대학 운영을 위해 설립한 서남학원의 이사를 맡고 있었다. 이번에 면직된 이들은 99년 취임했던 이영수 나주 광남고 교장, 2011년 임명된 이창호 광주 대광여고 교장, 지난 3월 임기를 시작한 윤승호 광주 서진여고 교장 등이다. 이들은 교장 직위에서는 면직됐지만 교사로서 신분은 유지된다.

학교법인의 임원들이 회계 부정이나 현저한 부당 등으로 학교 운영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하면 교육부에서 취임 승인을 취소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법은 규정하고 있다. 또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당한 사람은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교장에 임명될 수 없게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광주시·전남도 교육청은 교육부 감사 결과를 토대로 이들이 이사회 의사 결정 과정에서 부당하게 개입했거나 부적절한 행위를 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한 사립학교 교사는 “설립자 이씨가 4개 대학에서 1000억원대의 교비를 빼돌릴 때 꼭두각시 노릇을 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30년 동안 처벌을 피해 군림할 수 있도록 방조한 측근들한테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박종성 사무관은 “수사 자료가 아니라 감사 결과를 근거로 임원취임 승인 취소 처분을 했다. 이들이 이사로 참여한 법인과 교장을 맡은 법인이 다르지만 임원 승인을 취소당한 사람은 5년 동안 교장을 맡을 수 없다는 조항의 적용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안관옥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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