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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무등산보호·남북협력기금 ‘낮잠’

등록 2013-07-11 20:18수정 2013-07-11 22:13

시, 한차례도 사용 안해 63억 쌓여
일부 기금 원래목적과 달리 사용도
시민단체 “주먹구구 운용 탓” 비판
광주시가 특정한 목적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조성한 기금 가운데 일부를 수년 동안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는 등 기금 운용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11일 광주시 기금 운용 현황을 보면, 광주시의 2012년 말 결산 기준 17개 기금의 조성액은 983억2500만원이다. 지난해 기금 조성을 위한 수입은 160억원이었고, 지출액은 122억원이었다. 기금은 특정 목적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적립하는 것으로, 시 출자금 등을 재원으로 조성된다. 기금을 설치하려면 법률이나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 문상필 시의원(민주당·광주북구제3선거구)은 “시는 식품진흥기금이나 체육진흥기금 등 많은 기금을 목적 사업을 위해 사용했지만, 남북교류협력기금, 무등산보호관리기금 등은 단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는 1988년 무등산 공원 생태계 보존을 위한 탐방로 정비 및 훼손지 복원 등 장기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성한 무등산보호관리기금을 지난해까지 25억892만원을 적립했다. 올해도 8337만원을 적립해 조성액은 25억9230만원으로 는다. 하지만 시는 무등산권 내 사유지 매입이나 무등산 보호관리사업을 위해 조성한 기금을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12월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무등산 관리권이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이전돼 새로운 사용 방안 등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무등산보호관리기금 조성 목표는 50억원이고, 국립공원 승격으로 기금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05년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에 따라 설치된 남북교류협력기금이 37억원가량 적립됐지만, 단 한 차례도 쓰지 않고 ‘낮잠’만 재우고 있다. 문상필 의원은 “신설된 남북교류협의회를 통해 남북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효과적으로 기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광주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최근 개최한 공청회에서 재단의 재원 100억원 중 출연금 15억원 외에 85억원을 시 사회복지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회복지기금은 △자활사업 추진 △노인복지 증진 △저소득 모부자 가정의 생활안정 및 복지 사업을 위해서 사용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관련 조례도 수정하지 않은 채 사회복지기금을 재단 재원으로 사용할 경우 기금 전용 논란이 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사회복지기금을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확정된 안이 아니다. 재원은 백지상태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석 행의정감시연대 운영위원장은 “기금을 자치단체장이 쌈짓돈처럼 풀어 버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단 한 푼도 쓰지 않았거나 당해 연도 기금 적립금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기금을 주먹구구로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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