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대전과학관 특별전
한여름 무더위를 식힐 만큼 재미있는 미라 특별전이 대전에서 열린다. 국립중앙과학관(science.go.kr)이 16일부터 올 연말까지 상설전시관에서 여는 ‘과학, 미라를 만나다’는 과학으로 한국과 이집트 등에서 출토된 미라를 분석하고 장례식의 의미를 소개하는 흔치 않은 전시회다.
경기도 양주에서 출토된 남아 미라, 이집트 미라, 조선시대 회곽묘 출토 미라 모형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집트의 미라는 사후 외과 수술 과정을 통해 보존했거나 건조한 사막의 기후에 의해 주검이 말라 보존된 것이지만, 우리나라 미라는 장례를 지낸 이들의 정성으로 진공상태가 만들어져 보존된 것이라는 점이 다르다는 것을 과학으로 증명했다.
조선시대에는 전통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염을 하고 수의를 입혀 관에 넣어 묻었다. 관 위에 숯을 펴 덮고 석회를 뿌려 식물 뿌리나 동물들이 주검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는 회곽묘를 썼는데 그 뒤 관이 진공상태가 되면서 주검이 썩지 않고 보존됐다는 것이다.
매장 방법이나 부장품 분석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미라는 정성으로 보존됐고, 잘사는 집안 출신일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문화재청 문화재연구소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 충북대 박물관 등의 연구 결과를 보면, 묘를 쓰는 데 사용한 석회는 조선시대에 귀한 재료였다. 미라가 발견된 무덤에서 나온 옷들도 비단, 모시 등 고급 옷감인데다 특히 쪽염을 한 옷도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미라 특별전에서는 주검과 관 등을 묶을 때 12매듭과 7매듭으로 하는 것은 12개월과 저승의 12개 문을, 7매듭은 생명을 주관하는 북두칠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리는 등 전통 장례 절차의 깊은 뜻도 알 수 있다.
11일 정동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개발과장은 “장례 의식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영생의 삶을 위해 마을 구성원이 하나가 돼 치르던 공동체 문화였다. 많은 시민들이 미라 특별전을 찾아와 옛 조상들의 인간사랑과 생명사상을 체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042)601-7955.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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