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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60년대 제주 미군기지 제안’ 충격

등록 2005-08-26 17:57수정 2005-08-26 17:59

“한국군 기지 들어서더라도 미군 사용 전환 가능성 보여준것”
화순항 해군기지 논란 관련 파문
우리 정부가 1960년대 말 한미 국방각료회담에서 제주도에 미군기지를 유치하겠다고 미국쪽에 제안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미국쪽에 일본 오키나와기지를 철수하면 제주도에 해·공군기지를 건설하도록 제안한 것은 지난 80년대 후반 송악산 공군기지 건설계획과 최근의 해군기지 건설계획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외교통상부가 26일 공개한 ‘65~73년 베트남전 외교문서’를 보면, 69년 6월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제2차 국방각료회담에서 임충식 당시 국방장관이 미국쪽에 기지건설을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장관은 “일본에서 반환요구가 일고 있는 오키나와기지를 미국쪽이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며 “제주도에 공군기지와 해군기지를 만들 것을 제의한다. 제주도에 만드는 것이 여러가지 면에서 실질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패커드 국방차관은 “제의에 감사한다”며 “제의를 염두에 두고 세계적인 기구를 포함해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제주 현대사 연구자들은 미국이 해방 무렵부터 제주도의 전략적 중요성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한 연구자는 “45년 당시 미군 보고서에는 동아시아에서의 제주도의 중요성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밝혔다.

또 4·3사건 당시인 49년 10월에는 주한미대사인 무초가 국무성에 보낸 보고서를 통해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제주도’에서의 게릴라 소탕을 보고하게 돼 기쁘다고 말할 정도로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이번 문서를 통해 80년대 말 일제가 건설했던 남제주군 대정읍 송악산 부근에 공군기지 건설계획이 드러나자 시민사회단체와 지역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했던 논리가 인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시민사회단체들은 “공군기지가 들어서면 한국 공군의 기지가 아니라 미군기지가 될 것”이라며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무산시켰다.

또 최근 논란을 벌이는 남제주군 안덕면 화순항 해군기지에 대해서도 “미 항모의 입항 등 전략기지화할 우려가 있다”며 “이는 곧 동아시아지역을 긴장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며 반발하는 상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어떻게 자국의 영토를 외국군 주둔지로 제공하겠다고 먼저 제의하는 사람이 일국의 국방장관이 될 수 있느냐”며 “이번 문서는 제주도에 어떠한 기지가 들어서라도 미군이 사용하는 기지가 될 우려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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