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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방사능이요? 전어가 오염되면 먹을 생선 없지요”

등록 2013-09-01 20:42수정 2013-09-01 21:28

전어축제가 일찍이 8월 초 열린 경남 사천 삼천포항에서 상인이 선풍기로 전어 굽는 냄새를 퍼뜨려 손님을 끌고 있다.(왼쪽) 삼천포항 전어축제에 온 이들이 맨손으로 전어를 잡으며 즐거워하고 있다.(오른쪽 위) 8월 말 부산 강서구 명지전어축제에서 상인들이 능숙하게 전어를 썰고 있다. 경남 사천시·부산 강서구 제공 (※ 클릭하면 이미지가 크게 보입니다.)
[현장 쏙] 가을 전어축제 ‘한창’…후쿠시마 영향 없나
가을전어의 계절이 왔다. 올해도 전국 곳곳에서 전어 축제 소식이 들린다. 전어 굽는 냄새, 맨손 전어잡기로 유혹한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바다에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가 신경쓰인다. 가을전어, 안심하고 먹어도 될까?

가을은 전어와 함께 찾아온다. 일찍이 경남 사천 삼천포항,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구 명지포구 등 남해안에서 출발한 전어 축제는 차츰 북상하며 10월까지 이어진다. 해양수산부도 전어를 오징어와 함께 ‘9월의 수산물’로 선정해 소비 촉진에 나섰다.

하지만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최근에도 방사능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퍼지면서 일본산 해산물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과연 전어를 예전처럼 마음껏 먹어도 될까’ 하는 목소리도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이르면 내년부터는 우리 해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런 우려에 대한 전문기관들의 답은 ‘현재까지는 안전하다’이다. 오택윤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은 “전남 고흥반도 남쪽 바다에서 잡은 전어의 시료 5㎏을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에 보내 검사한 결과, 방사성 물질(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것으로 지난해 말 확인됐다. 올해도 같은 방식으로 전어 시료를 검사할 계획이다. 전어는 우리나라 연안에 서식하므로, 만약 전어가 방사능에 오염된다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수산물은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안전성조사담당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매주 한차례 가자미, 청어, 갈치, 고등어, 삼치, 오징어, 참조기, 옥돔 등 14개 어종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요오드,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전어는 검사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지만, 전어보다 활동영역이 넓은 생선들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전어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가 지난달 매출을 분석해보니, 동해 등에서 잡히는 명태·갈치 등은 지난해보다 40%쯤 줄었지만 서해·남해 쪽에서 많이 잡히는 전어는 3~4배 늘었다.

남도에서 한창인 전어축제 현장에서 ‘방사능 오염 걱정’은 가을전어의 고소한 맛과 냄새에 밀려 저만치 물러나 있다.

경남 최대 전통시장인 창원시 마산어시장. 지난 30일부터 1일까지 2013 마산어시장축제가 열렸다. 30일 저녁 비가 뜨문뜨문 내렸지만 줄지어 선 횟집 100여곳의 수족관에는 전어로 가득했고 횟집들은 손님들로 시끌벅적했다.

친구들과 전어회를 먹으러 왔다는 조정호(46·창원시 산호동)씨는 “전어는 우리 앞바다에서 잡아온 것인데 어떻게 방사능에 오염됐겠느냐”고 말했다. 친구 김인구(46·창원시 월영동)씨도 “전어는 수입되지 않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전어는 믿고 먹을 수 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마산어시장에 공급되는 전어는 경남 사천, 전남 광양, 부산 다대포 앞바다 등 남해안에서 잡힌 것들이라고 했다. 다복횟집 주인 최정둘(65·여)씨는 “지난해엔 하루에 전어를 30~40㎏씩 팔았는데, 올해는 그보다는 덜 나간다. 아직은 날이 덥고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서 그런 것 같다. 일본 원전 얘길 꺼내는 손님은 없다”고 했다.

남·서해안 곳곳 10월까지 축제
식당 매상 줄긴 했지만 시끌벅적
손님들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맛”

수산과학원, 매주 연근해 어종 검사
요오드·세슘 등 방사능 물질 미검출
“현재까지는 안전하다고 할수 있어”

사천 삼천포항 전어축제나, 부산 강서구 명지전어축제 등은 예년 못지않게 성황리에 끝났는데, 이후로도 전국 곳곳에서 전어 축제들이 예정돼 있다.

전남에서는 민물과 갯물이 교차하는 섬진강 하류의 광양 전어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는 어민들 사이에 전어잡이 노래가 남아 있을 정도로 전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었다. 오는 6~8일 횟집 30여곳이 있는 망덕포구 일원에서 전어 축제가 열린다. 광양의 전어 축제는 1999년 지역의 전어잡이 노래가 호남문화제에서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시작돼 2만여명이 찾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전어회·무침·구이 등 단품은 4인 가족이 3만~4만원, 세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는 코스 요리는 7만~8만원이면 충분하다. 신홍섭(56) 섬진강 전어축제 추진위원장은 “섬진강과 남해안이 만나는 지역에서 잡히는 가을전어는 맛이 천하일품이다. 지방 함유량이 높아 씹히는 맛이 쫄깃하고 고소하다”고 말했다. 광양에서 나고 자란 박종태(48)씨도 “여태 먹어본 전어 중 망덕 전어가 최고였다. 찬바람이 불면 슬슬 전어 생각이 나곤 한다”고 자랑했다.

전남 보성 율포해변과 장흥 회진포구 등지에서도 이달 중순과 다음달 초순 가을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전어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서해안에서도 전어의 본고장임을 내세우는 곳들이 여럿 있다.

충남 서천군 홍원항에서는 9월28일부터 10월13일까지 16일간 전어·꽃게 축제가 열린다. 맨손으로 전어 잡기 등 갖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10월4~6일엔 전북 고창군 선운산 도립공원에서 고창수산물축제가 열린다. 풍천장어, 바지락, 새우 등과 함께 전어를 맛볼 수 있다. 축제를 총괄하는 고창수협 김도원씨는 “이글거리는 숯불에 구운 풍천장어와 전어를 복분자주와 곁들이면 독특한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자연어항인 인천 소래포구에서는 10월18~20일 소래포구축제가 열린다. 소래포구에서는 자연산 전어와 꽃게, 새우 등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전어 축제가 열리지는 않지만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는 8월19일부터 전어가 등장했다 많을 때는 하루 2300㎏쯤 팔리는데, 가격은 1㎏당 1만원대로 남도와 큰 차이가 없다.

축제는 지난달 끝났지만, 부산 강서구 명지시장에 가면 이달 말까지 싱싱한 전어를 맛볼 수 있다. 마산어시장에서도 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이달 중순 추석 앞뒤로 지역특산물인 ‘떡전어’가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떡전어는 진해 앞바다에서 주로 잡히는데 떡처럼 넙적하고 크며 속살이 붉고 고소하다. 해군기지사령부가 통제하는 조업 금지구역은 ‘물 반, 전어 반’이랄 정도로 전어 밀집 해역이어서 이맘때면 해군·해경과 어민들의 신경전도 팽팽하다.

창원 광양 전주 부산 인천 / 최상원 안관옥 박임근 김광수 박경만 기자 csw@hani.co.kr


산 채로 장기간 수송 못해 수입산 없어

전어는 어떤 물고기?

전어회는 뼈를 발라내고 썰기, 뼈를 함께 썰기, 얇게 썰기, 덩어리로 썰기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전어회는 뼈를 발라내고 썰기, 뼈를 함께 썰기, 얇게 썰기, 덩어리로 썰기 등에 따라 전혀 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전어는 청어과 어종이다. 남해안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모든 해역과 보하이만(발해만), 동중국해, 일본 중부 이남 해역에 분포한다.

전어(錢魚)라는 이름의 유래에 여러 설이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에서 ‘맛이 뛰어나 이를 사려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라 한다’고 소개했다. 고대 중국의 돈과 모양이 닮았다고 해서 전어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방에서 전어는 소변 기능을 돕고, 위를 보하며,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까지 함께 썰어 회로 먹으면 풍부한 칼슘 덕택에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고도불포화지방(EPA, DHA) 성분이 풍부해 혈관질환 예방에도 좋은데, 내장까지 통째 구워 먹으면 몸에 더 잘 흡수된다고 한다.

전어 새끼나 내장은 젓갈로 담그기도 한다.

가을전어는 산란기를 끝내고 다시 몸에 살이 차오르고 뼈가 물러져 더욱 맛있다. 가을전어 지방 성분은 봄·겨울 때보다 3배나 높아 매우 고소하다. 2~3년 자라면 몸길이가 15~20㎝에 이르는데, 이때가 먹기에 가장 좋다.

전어 어획량은 1997년 1만3836t까지 이르렀으나, 2000년 이후론 연간 4000~1만t에 머물고 있다. 2004년부터는 양식도 한다. 2006년엔 양식 전어 생산량이 2519t으로 총어획량의 4분의 1을 넘기도 했다. 2007년부터 산란기인 5~6월의 어획을 금지함에 따라 자연산 전어 어획량이 차츰 회복되고 있다.

어종 특성상 산 채로 장기간 수송할 수 없어 수입산 전어는 없다고 한다. 횟집 수족관의 전어도 산 채로 하룻밤을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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