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충원하라” 추가근무 중단
연속 3~5일 근무해 사고 우려도
시 “안전위해 격일제 근무 필요”
연속 3~5일 근무해 사고 우려도
시 “안전위해 격일제 근무 필요”
전남 여수는 인구 29만명인 소도시이다. 면적이 넓어 쌍봉·돌산·삼일 등지 58개 노선에 시내버스 174대가 운행한다. 노사의 임단협대로 격일제 근무를 하려면 운전기사가 346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 일하는 운전기사는 283명으로 63명이 부족하다. 근무인원이 턱없이 적으니 운전기사들은 연속 3~5일을 하루 16~18시간 일해야 한다. 극심한 노동 강도에 견디다 못한 젊은층들이 하나둘 떠나면서 운전기사의 평균 나이는 50대를 훌쩍 넘어선 것이 현실이다.
이상훈(45)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광주·전남지역노조 여수여객지부장은 “하루 종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버스 운전은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압박이 심각한 노동이다. 그런데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해야 하기 때문에 기사의 건강이 나빠지고 결국은 시민의 안전도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여수지역의 동양교통·오동운수·여수여객 등 3개 시내버스 노조들은 지난 4월부터 줄기차게 운전기사의 충원계획을 사쪽에 요구했다. 전남노동조정위원회도 3차례 조정을 통해 적정 수준의 충원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쪽은 “경영이 어렵다. 기사를 구하려고 공고를 내지만 오는 이가 없다”며 난색을 표명해왔다.
지난달 31일 노사의 협상이 깨지자 노조는 지난 1일 ‘추가근무 중단’을 선언했다. 이런 저강도 준법투쟁에도 시내버스 운행 횟수는 하루 708회에서 444회로 264회가 줄었다. 노조는 열악한 근로조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점차 투쟁 강도를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3년 전 총파업 때 부족 인원이 11명이었는데 오히려 63명으로 늘었다. 초임이 시내버스는 170만원, 관광버스는 180만원이니 누가 남으려 하겠는가. 사쪽이 임금과 복지를 개선해야 구인난을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수시 교통행정과 이승민씨는 “추가근로 거부만으로 시내버스의 18.3%가 감차된 것 같은 충격이 왔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격일제로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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