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무안 4곳 무인화·폐쇄방침에
도의회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
도의회 ‘철회 촉구 결의안’ 채택
“시골의 역사(驛舍)는 열차를 타는 건물일 뿐 아니라 마을의 역사(歷史)입니다.”
전남 무안 출신 정영덕 전남도의회 의원(민주당)은 3일 “지역에 있는 철도역 4곳 중 3곳이 사라지게 되는 위기를 맞았다. 주민들과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역들이 없어지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세대의 사연과 추억이 깃든 철도역을 함부로 없애서는 안 된다. 경제논리에 떠밀려 무인역으로 바뀌었다가 끝내는 문을 닫게 될 역사들을 지키기 위해 뭔가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경쟁력 강화 명분에 밀려 올해 안에 전국의 철도역 15곳이 무인화나 폐쇄의 운명을 맞게 됐다. 코레일은 2007년 세워진 철도 선진화 방침에 따라 5년 동안 한해 20여곳의 철도역을 줄여왔다. 하루 승객 100명 미만의 간이역들이 주로 퇴출 대상에 올랐다.
이런 과정에서 화순 이양역과 무안 몽탄역 등이 무인화로 내몰리자 전남도의회와 주민들이 철도역 지키기에 나섰다. 전남도의회는 지난 2일 ‘철도역 무인화 및 폐쇄 계획의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 국회 등지에 보냈다. 도의회는 결의안에서 “코레일이 철도의 공공성과 대중성을 외면하고 농촌지역 교통 약자를 궁지에 몰아넣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의회는 올해 안에 무인화가 추진될 철도역을 화순의 이양역과 무안의 몽탄·무안·임성리역 등 4곳으로 꼽고 있다. 코레일 쪽 통계로는 하루 승객이 이양역은 25~30명, 몽탄역은 60여명에 불과하다. 무궁화호 열차가 정차하는 횟수도 하루 2~3회에 그쳤다. 김정남 전남도 철도공항 담당은 “몇해 사이에 남평·노안·고막원역 등이 사라져 주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올해도 화순·무안 주민들이 역사의 존치를 바라는 민원을 제기해 코레일에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코레일 쪽은 “역사의 위치와 여건을 고려해 무인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주민들도 주변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철도교통을 먼저 이용하는 등 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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