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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문체부, 아시아문화개발원장 ‘꼼수 선임’

등록 2013-09-03 20:07

원장 사퇴뒤 후임 선임절차 없이
이사회 의장 직대를 원장 등재
당사자도 두달간 몰라 “황당”
사무국 “이름만 올린 것일뿐”
2015년 7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시민들과 소통을 접은 채 ‘꼼수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5월21일 이영철 전 아시아문화개발원장의 면직을 승인하면서 이사회 이사 서영진 전 <광주매일> 대표를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으로 지명했다. 아시아문화개발원 후임 원장을 선임하지 않고 이사회 의장을 직무대행으로 지명한 뒤 일반 업무는 사무국장이 맡도록 조처한 것이다. 아시아문화개발원은 문화체육관광부 특수법인으로, 문화전당 콘텐츠 구축과 개발을 맡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문화개발원은 6월12일 서영진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을 원장으로 직함을 바꿔 등기부에 등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기부엔 서영진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이 지난 5월21일 원장으로 취임했다고 적시돼 있다. 서영진 아시아문화개발원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은 “등기부에 원장으로 돼 있다는 것을 사흘 전인 8월31일에야 알았다. 사무국에서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나를) 원장으로 등재했다는 해명을 뒤늦게 듣고 황당했다”고 말했다. 지역문화교류호남재단·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광주·전남문화연대 등 3개 문화단체는 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시아문화개발원장이 공석인데도 법적으로는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 대해 (당사자 등)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며 “등기 처리 과정의 책임자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추진단장을 문책하라”고 주장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5인 이내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장관이 원장을 임명하도록 돼 있는데도 공석으로 둔 채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을 의장으로 바꿔 등재하는 ‘꼼수’를 부린 셈이다. 이경윤 아시아문화개발원 사무국장은 “의장 직무대행은 등기부 등재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명칭만 의장으로 올렸을 뿐이다.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은) 아무런 집무를 안 하니까 (정관 등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지역에서 좋은 분을 원장으로 모시려고 했지만, 임기 문제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이러한 행태는 지역과 소통하지 않고 편의적으로 일을 처리하려는 발상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아시아문화개발원의 기능을 확대하고 명칭을 ‘특수법인 아시아문화원’으로 변경해 문화전당 운영을 맡기는 방안을 지역의 반발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조만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광주의 시민문화단체들은 “문화전당을 법인에 위탁 운영할 경우 예산 확보가 어려워 부실화가 우려된다. 설립 초기 정부 조직으로 둬야 한다”고 반대하고 있다. 류재한 전남대 교수(불문학)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광주 시민들과 아예 소통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이는 ‘광주’를 문제나 제기하는 집단으로 규정하고 일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경주 동신대 교수(공연전시기획과)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전당 건립 사업은 지역 사회 프로젝트가 아니라 현 정부에도 좋은 모범적 사례가 되도록 해야 하는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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