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서 6일부터 박람회
성공경험·생산제품 등 공개
성공경험·생산제품 등 공개
주암호와 조계산을 끼고 있는 전남 순천시 송광면은 면적의 25%가 상수원관리지역이다. 200만명의 식수원인 주암호의 상류에 자리잡아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1991년 주암댐이 들어서면서 수질을 보전하기 위한 제약이 많아지자 인구가 1만명에서 1820명까지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로 했다. 지난해 9월 ‘청정지역 주암호와 공존하는 마을기업’이라는 제목을 걸고 농업법인 순천송광㈜을 설립했다.
순천송광㈜은 전체 경작지의 10%를 차지하는 콩 농사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친환경 메주를 만들어 하나에 1만8000~2만5000원을 받고 3500개를 팔았다. 유기농 된장은 4㎏들이를 10만원에 팔고 있다. 조계산 자락에서 자란 고사리·취나물·토란대 등으로 농산물 꾸러미를 만들어 보내주기도 한다.
황춘하(51) 대표는 “24개 마을에서 주민 109명이 주주로 참여했다. 8개월 동안 매출 8500만원을 올리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발전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시 순성면의 영농법인 백석올미는 마을 주변에 지천으로 깔린 매실나무에 눈을 돌렸다. 주민들은 마을 공동소유인 매실나무 3만그루에서 수확한 열매를 화학첨가물 없이 가공해 한과·장아찌·막걸리 등을 만들어 팔기로 했다. 자본금 7600만원은 부녀회원 38명 전원이 200만원씩 출자해 마련했다. 이어 보조금 5000만원을 받아 설비를 갖추면서 10개월 만에 1억53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을 거뒀다.
안전행정부와 한국마을기업협회는 6~8일 순천정원박람회장 잔디광장에서 ‘지역희망, 마을기업’이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를 펼친다.
전국 16개 시·도에서 내로라하는 마을기업 204곳이 참여해 업종별·주제별로 제품을 홍보하고, 성공의 비법들을 공개한다. 마을기업이란 주민 스스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추진해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지역 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 단위 기업을 이른다. 안행부는 5인 이상이 출자한 법인으로 출자자의 70% 이상이 주민이고, 지역 자원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마을기업을 설립하면 2년 동안 8000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전국의 마을기업 787곳이 올린 매출은 494억원, 창출한 일자리는 6553명분으로 집계됐다. 2017년까지는 마을기업 수가 1700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