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오수는 빗물관, 빗물은 오수관?
광주 하수관 정비사업 ‘엉터리’

등록 2013-09-10 20:09

시, 993억원 투입 8292곳 배수 공사
하수 70%, 빗물관으로 흘러들어가
주민·협력사 등 부실공사 의혹 제기
금호건설 “주택주 원하면 분리할것”
“빗물이 우수관으로 가야 하는데 공사가 잘못돼 오수관으로 갔을 가능성이 커요.”

10일 오전 11시께 광주시 서구 농성동에서 만난 ‘광주하수관거 안전공사를 위한 농성·화정주민 비상대책위원회’ 박형민(45) 조직국장은 사거리 주택가 골목길 오수관을 가리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일대에선 지난 8월29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두차례에 걸쳐 오수관(1200㎜)에서 똥물이 흘러나와 둥둥 떠다녔다. 박 조직국장은 “지하에 매설된 오수관이 수압을 이기지 못해 맨홀 뚜껑이 40㎝ 이상 위로 떠올랐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광주시의 자료를 보면, 금호건설은 2010년 7월부터 지난 4월까지 임대형민간투자(BTL, Build-Transfer Lease) 방식으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했다.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화장실 정화조의 오수와 개수대·세탁기 등지에서 나오는 세제 따위 생활하수를 우수(빗물)과 분리해 하수도로 배출되도록 하는 공사다. 금호건설은 993억원을 투입해 서구 화정·농성동과 남구 주월·진월·월산·봉선·방림·백운동 일원에 90㎞ 오수관로를 설치하고 8292곳에 배수시설 공사를 했다. 광주시는 이 시설을 기부채납받고, 2033년 4월까지 20년 동안 금호건설에 임대료 등으로 매년 97억원씩, 모두 19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비대위는 “주택의 우수관이 오수관 지선(150㎜)으로 잘못 연결돼 있어 비가 내리자 오수관에 물이 넘치면서 오수가 밖으로 흘러나왔다”며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금호건설은 사고 이후 40여곳에서 우수관이 오수관으로 잘못 연결된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중이다. 김승현 광주시 생태하천수질과장은 “주민이 실수로 오수받이 뚜껑을 열어 오수가 밖으로 흘러넘쳤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수관거 사업에 1940억원이 투입되지만, 생활하수의 대부분이 오수관으로 분리되지 않는 것도 큰 문제다. 금호건설이 작성한 ‘광주시 08 하수관거정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 배수설비 시설 현황’을 보면, 8292곳의 70~80%가 생활하수를 오수관으로 분리배출하는 공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 생활하수는 사실상 하수관거 사업 이전처럼 우수관을 통해 광주천으로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금호건설 협력업체 ㅇ건설의 김아무개 대표는 1일 광주시청 누리집에 ”하수관거공사 취지가 생활하수와 우수를 철저히 분리하자는 것인데도 막바지 준공 기일에 쫓겨 70% 이상 생활하수를 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 생태하천수질과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도 1개 배수시설지로 계산됐기 때문에 8292곳에서 나오는 생활하수 배출량의 70%는 오수관으로 모아진다”고 반박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건물 구조 때문에 생활하수를 오수관으로 빼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20년 운영기간 안에 주택주가 원하면 생활하수 분리 배수시설을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