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밀집한 광주광역시 남구 노대동·효덕동 일대의 동네 이야기를 담은 동네신문 <함꾸네>의 편집위원들이 13일 편집회의를 하고 있다. 함꾸네 제공
현장 쏙 ⑤ 동네 미디어
공동체개념 사라지는 도시마을서
찾기힘든 생활정보·지역민원까지
평범한 주민기자들이 열혈 취재
발행주기 길고 분량도 많지 않지만
“동네에선 선호도·열독률 단연 1위”
공동체개념 사라지는 도시마을서
찾기힘든 생활정보·지역민원까지
평범한 주민기자들이 열혈 취재
발행주기 길고 분량도 많지 않지만
“동네에선 선호도·열독률 단연 1위”
아파트나 마을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는 동네 미디어가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동네 신문’과 ‘동네 잡지’는 이웃간 벽을 허무는 소통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광주광역시 남구 효덕·노대동에서 마을공동체 운동을 하고 있는 송화협동조합 민판기(61) 운영위원장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가 동네신문이나 동네잡지로 활자화되면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신문 “우리 아파트단지에선 우리 신문이 선호도, 열독률 등에서 단연 1등이에요. 국내 유수의 일간지들도 아마 게임이 안 될걸요.”
충북 청주시 새도시 산남3지구에 등장한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의 박미라(46) 편집인은 “마을의 일상뿐 아니라 마을의 굵직굵직한 현안까지 기사로 아우른다”고 말했다. 두꺼비 서식지인 원흥이 방죽을 중심으로 생태공동체를 추진한 주민들은 2009년 1월 동네신문을 창간했다. “신문이 아파트 주민들을 잇는 소통창구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첫째·셋째 목요일마다 꾸준히 펴내, 지난달 15일 100호를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 신문은 ‘주부 기자’ 4명 등 주민들이 직접 만든다. 주변 상가 소개, 알뜰 바자회 물품 안내 등 생활정보를 소개할뿐더러, 2011년 마을 안 샛별초등학교 인조잔디 조성 사업의 인체 유해성을 조명하는 등 이슈도 주도하고 있다. 신문은 산남3지구 두꺼비 생태마을을 이루고 있는 8개 아파트 4800여가구 모두에게 배달된다. 창간 당시 5500부가 발행됐지만 지금은 6000부로 늘었다. 아파트 협의회 협조로 입주민 가정의 우편함에 꽂힌다.
광주 남구 노대동 송화마을 휴먼시아아파트7단지 530가구 주민들도 아파트 신문을 낸다. 신문 제호는 <송화마을 휴먼시아7단지 한울타리>다. 지난 6월30일 8면짜리 타블로이드판으로 창간호를 낸 뒤, 다달이 한 차례 신문 600부씩을 발행했다.
오는 30일 내는 4호의 1면 머리기사는 ‘품격 아파트 가꾸기 위한 입주민 제안’을 올리기로 했다. 가뭄 때 고사한 나무들의 가지를 쳐주자는 제안, 놀이터와 아파트단지 앞 금연구역 표시가 너무나 적다는 의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다. 편집위원인 한재용(64·전국아파트연합회 광주지부장)씨는 “주민들이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담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편집위원 16명 중 8명이 주민 기자로 뛰고 있고, 학생 기자 7명도 취재에 가세하고 있다.
서울의 송파시민연대는 지난해부터 임대아파트 주민들을 연결하는 작은 매체를 준비해왔다.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미디어로부터 소외되기 십상인 이들이 아파트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연결되기를 기대해서다.
■ 동네 신문·잡지 택지개발로 아파트들이 가득 들어선 광주 남구 효덕동 송화마을에는 동네 신문 <함꾸네>가 2년 넘게 다달이 한 차례 발행돼왔다. 2011년 5월부터 아파트단지뿐 아니라 인근 마을을 아울러 주민들의 소식을 담아왔다. 편집장 임승호(44)씨는 “타블로이드판 8면 신문이 마을공동체 소통의 중요한 매개”라고 말했다. 임씨를 비롯한 편집위원 8명이 공을 들인다. 최근엔 신문 제작이 만만치 않아 두 달에 한 차례 내기로 했다. 난장음악회 광고도 내고, 아파트·학교 소식도 꼼꼼히 싣지만, 5000여부를 찍어 집집마다 배달하는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서울에도 주민들이 직접 취재·보도하는 <도봉엔(N)>, <은평시민신문>, <금천인(IN)>, <구로타임즈>가 있다. 도봉엔은 2009년부터 5년째 발행돼 최근 41호가 나왔다. 사회복지사, 경찰관, 주부, 학원강사 등 저마다 생업이 있는 편집위원들이 한두 달마다 신문을 만든다. 이창림(36) 발행인은 “예전 같으면 이웃끼리 투덜거리고 그칠 문제라도 이제는 도봉엔에 취재를 요청하기도 한다. 우리 동네를 함께 가꿔간다는 생각이 싹트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격주간이든 월간이든 신문보다는 잡지에 더 가까운 동네잡지들도 등장하고 있다. 충북 제천시 수산면 대전리 50여가구 100여명은 2011년부터 시시콜콜한 마을 뒤안의 이야기를 잡지에 담아 내고 있다. 뒤싯골, 방아다리 등 자연마을 이름을 딴 잡지 <뒤싯골 지나 방아다리 건너>(30쪽)는 2011년 세 차례, 지난해 한 차례 200여부씩 발행됐다.
광주 남구 월산4동 주민들도 올해 2월 작지만 따뜻한 이웃 이야기를 담은 잡지 <월산4동에 살다>(175쪽)를 펴냈다. 7000가구, 1만2430명이 사는 동네를 훈훈하게 달군 바 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아파트 주민 등이 참여하는 ‘우산동 복지네트워크’도 최근 마을잡지 만들기에 나섰다. 주민 편집인 7명은 13일 마을찻집 ‘마을애(愛)’에서 편집회의를 열어 잡지 편집 방향을 논의했다. 아줌마 기자 10명은 광산구 공익지원센터에서 글쓰기 등 기자 교육을 받고 있다.
서울에선 강북구 수유시장의 <콩나물>, 종로구 서촌동네 소식지 <서촌라이프>, 마포구 성미산마을 소식지 <마을에서> 등의 동네 잡지가 나오고 있다.
광주 청주/정대하 오윤주 기자, 박보미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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