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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150년 고려인 유랑 마침표 찍었으면”

등록 2013-09-23 19:15수정 2013-09-23 20:57

광주시 고려인 주민지원 조례 밑돌
홍인화 시의원 “편하게 살 계기되길”
“러시아 연해주에서 카레이스키(고려인)의 슬픈 이주 역사를 듣고 마음이 찡했어요.”

최근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한 ‘광주광역시 고려인 주민지원 조례’의 발의자 홍인화(49·사진) 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은 23일 “지자체 중 처음으로 고려인들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조례에는 고려인 마을을 조성해 환경개선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이 담겨 있다. 광주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스스로 돈을 모아 만든 고려인센터나 탁아소, 협동조합의 운영 등을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 의원은 전남대 대학원 디아스포라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을 정도로 재외동포와 한국인 이주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지난해 5월 말 시의원 2명과 러시아 연해주와 조(북)·중 국경지대를 답사하면서 맨손으로 황무지를 옥토로 개간한 고려인들의 삶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카레이스키는 러시아 동남쪽 끝 프리모스키주(연해주)와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지의 중앙아시아에서 온 고려인들을 말한다. 이들은 19세기 중엽부터 일제시대에 가난과 망국의 현실을 피해 연해주로 갔다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됐던 고려인의 후손들이다. 현재 국내 거주 고려인은 공식 집계로만 3만여명에 이른다.

광주시 광산구 하남·평동공단에서 ‘3디’ 업종에서 일하는 고려인들은 월곡동 원룸과 쪽방 등지에 모여 살고 있다. 신조야(58) 광주고려인센터장은 “광주에 사는 고려인들이 조례 제정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하고 있다. 고려인 3~4세들이 아이들을 많이 데리고 오고 있는데 유치원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광주에서 고려인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시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고려인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고, 고려인 실태조사를 하도록 촉구 하는 등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앙아시아를 유랑해야 했던 동포들을 이제라도 따뜻하게 보듬어야지요. 민주·인권의 도시 광주가 150년 고려인 유랑에 마침표를 찍는 계기를 마련해야 하지 않겠어요? ”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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