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홍도 해역에서 해녀가 전복·해삼·성게·소라·홍합 등을 따기 위해 잠수를 준비하고 있다. 신안군청 제공
전남 신안군 27일 물질대회 행사
계승 취지…보호조례도 만들기로
계승 취지…보호조례도 만들기로
* 숨비소리 : 물질때 내쉬는 숨소리
서해안 홍도에서도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듣는다.
전남 신안군은 오는 27일 오전 10시30분~11시30분 흑산면 홍도리 1구 마을공동어장 일원에서 해녀물질대회를 연다. 이 행사는 전통 어로인 물질의 독특한 작업 방식을 일반에 공개해 자연스럽게 계승과 보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는 뜻으로 마련된다. 홍도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김옥례(73)·임채임(48)씨 등 40~70대 해녀 13명이 참여한다. 30~40년의 경력을 쌓은 이들은 이틀 동안 홍도에서 열리는 신안불볼락축제의 개막에 맞춰 청정해역의 전복·멍게·성게·소라·미역·청각 등을 따는 물질을 선보인다.
해녀들은 공기통 없이 잠수복과 물안경 등 간단한 도구만으로 물속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나잠어업을 보여준다. 해녀 문화를 상징하는 숨비소리도 들려준다. 숨비소리는 잠수했다가 숨이 턱까지 차서 물 밖으로 나올 때 “휘위~휘이” 하며 내쉬는 숨소리로 마치 휘파람처럼 들린다.
군 해양수산과 신상수씨는 “흑산·상태·만재·홍도 등지에 남은 서해 해녀들의 독특한 전통을 보여주려 한다. 작업은 힘든데 고령자가 많아져 언제까지 명맥이 유지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은 이 행사를 계기로 내년 초 ‘신안군 해녀 보호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방침이다. 이 조례는 사라져가는 전남 서해안 해녀들을 위해 휴식공간과 안전시설을 지원하는 법적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여성플라자도 다음달부터 신안·완도·고흥·여수 등지 해녀들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여성플라자는 전남도가 파악한 해녀 300여명의 소득·건강·노동·가사·문화 분야의 실태와 희망을 조사해 정책을 제시하기로 했다. 여성플라자 문옥희씨는 “여태껏 해녀에 대한 실태 연구와 정책 개발은 제주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서해·남해에도 해녀들이 있는 만큼 생활과 일상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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