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전통문화관에서 광주시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이임례(오른쪽부터)·방성춘·정춘실·문명자 명인이 선배 명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무가’를 부르고 있다.
광주 판소리 예능보유자들
숨진 선배 명인 기리는 굿 공연
숨진 선배 명인 기리는 굿 공연
“동으로 뻗은 가지 옥토보살 열리시고, 남해로 뻗은 가지는 화화보살이 열렸네~.”
광주시 무형문화재 예능(판소리) 보유자인 방성춘(67) 명창이 19일 오후 광주광역시 동구 운림동 전통문화관 서석당에서 열린 토요무대에서 ‘무가’ 한 대목을 구성지게 불렀다. 흰색 한복을 입고 고깔을 쓴 그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무명천(질베) 위에 넋당석(한지로 만든 사람 모양의 넋을 담은 광주리)을 좌우로 끌며 소리를 메겼다. 동료 명창들이 “나무야 나무야 나무나무 나무야, 나무야 나무어허허 나아아 무이가 길이나 닦세”라고 받았다.
공연은 광주시 출연기관인 광주문화재단이 고인이 된 광주시 무형문화재 예능·기능보유자 13명을 추모하려 마련한 의례였다. 광주향교에서 예인과 명장 13명의 위패를 모시고 유교식 제례를 지냈다. 광주국악원에서 30여년 활동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 서편제 소리를 잇도록 했던 공대일(1910~90) 명창, 소고춤 1인자이자 남도명창으로 이름났던 안채봉(1920~99)씨, 소리꾼으로 출발해 판소리 고법 명인으로 활동했던 천대용(1930~2001)씨, 탱화장 송복동(1910~98)씨 등 남도 예술의 맥을 잇게 했던 명인들이었다.
유교식 제례 뒤 방성춘 명창 등 판소리 예능보유자 4명은 선배 명인들의 넋을 천도하는 길닦음 거리를 시연했다. 공대일 명창의 외손녀이자 고 공옥진(1931~2012) 명인의 딸인 김은희(64)씨는 “추모제를 지켜보며 외할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임례(73) 명창도 “오늘 부른 무가는 진도 출신 고 박병천 명인한테서 배웠던 대목이다. 공연을 앞두고 판소리 무형문화재 4명이 모여 연습을 많이 했다. 고인들을 생각하며 무가를 부르니까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 했다.
청중들 중엔 등산복 차림이 적지 않았다. 무등산 증심사 쪽 길목에 한옥을 옮겨 조성된 전통문화관에선 지난해 2월 문을 연 뒤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면 어김없이 무료 국악공연이 열린다. 지난해 12월 국립공원 승격 이후론 무등산을 찾는 외지인들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박희순 전통문화관 팀장은 “미리 신청하면 판소리와 북 고법, 전통차 예법 등을 체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062)232-1501.
광주/글·사진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