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국감서 기업 강매의혹 제기
누적적자 올해까지 1902억원 예상
도 “강매 없었다…적자 개선될 것”
누적적자 올해까지 1902억원 예상
도 “강매 없었다…적자 개선될 것”
올해 판매된 에프원(F1) 코리아 그랑프리의 입장권 가운데 70% 이상이 기업들한테 떠넘겨진 것으로 국감을 통해 밝혀졌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28일 전남도 국감에서 “해마다 지역 연고 기업들한테 에프원 입장권을 1000만원어치 이상 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입장권 판매액 중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과 1000만원 이상 구입 기업의 명단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기업 구매가 전체 입장권 판매액의 절반을 넘는 것을 정상적으로 보기 어렵다. 기업의 불황으로 전체 판매액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에프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남도가 국회 안행위에 낸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한꺼번에 1000만원 이상 입장권을 구매한 기업은 2011년 225곳, 2012년 145곳이었다. 전체 판매액 가운데 이들 기업이 차지한 비율은 2011년 167억여원 중 93억원으로 55%를, 2012년엔 128억여원 중 68억원으로 53%를 기록했다.
올해 판매 현황을 두고 최종선 에프원 조직위 운영본부장은 “지난 10월 대회 전체 입장권 판매액 120억원 중 70%를 기업들이 소화했다”고 답변했다. 올해에만 입장권 84억원어치가 기업들한테 떠넘겨진 셈이다. 하지만 1000만원 이상 구매한 기업 수는 정산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은 “인터넷에는 에프원 입장권을 반값에, 또는 반의 반값에 팔겠다는 글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강매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죽하면 기업들이 ‘가을이 두렵다’고 볼멘소리를 하겠느냐”고 추궁했다. 유 의원은 “에프원의 누적 적자가 올해까지 1902억원, 마지막 대회인 2016년까지는 4000억원이 예상된다. 재정자립도가 19%밖에 되지 않는 전남도가 굳이 이를 계속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에프원은 전남도에 계륵 같은 존재”라고 비판했고,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중단 쪽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두고 박준영 전남지사는 “기업들이 원하지 않아 1000만원 이상 구매한 기업을 밝히기 어려우며 강매는 없었다. 국가의 이름으로 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개최 효과가 크고, 적자도 차츰 개선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해마다 사흘 동안 열리는 에프원의 운영 적자는 2010년 725억원, 2011년 610억원, 2012년 386억원, 올해 181억원(예상) 등 4년 만에 1900억원을 넘어 전남도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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