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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화순 시골담장 물들인 아이들의 동화

등록 2013-11-05 20:07수정 2013-11-05 20:16

전남 화순의 대안학교인 지오학교 학생들이 5일 이웃 마을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펼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오학교 제공
전남 화순의 대안학교인 지오학교 학생들이 5일 이웃 마을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펼치며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지오학교 제공
대안 지오학교생들 벽화 그려
정류장·이웃마을 환한 웃음꽃
“마을도 마음도 한결 밝아졌어요.”

5일 전남 화순군 동면 마산리 골목길에서 인근 대안학교인 지오학교에 다니는 정예진(16·고1)양이 손과 옷에 페인트가 잔뜩 묻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밋밋한 담장에 정성껏 벽화를 그렸다. 학생들의 붓질이 이틀째 진행되면서 마을 회관에선 연분홍 나팔꽃이 피어나고, 골목 담장에선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등장했다. 정양은 “칙칙했던 담벽이 예뻐지니까 마을 풍경뿐 아니라 내 마음도 덩달아 밝아졌다”고 웃었다. 김정인(14·중2)양도 “어르신들이 예쁜 그림들과 함께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마을벽화 그리기 작업에는 지오학교 학생 20여명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지난달 5·18기념재단의 청소년 사회참여활동 사업 공모에 선정돼 학교에서 30m 떨어진 버스정류장을 알록달록하게 꾸몄다. 학생들은 정류장의 낡은 벽돌 하나하나에 저마다 다른 색깔을 칠해 주민들의 칭찬을 들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200m쯤 떨어진 이웃 마을로 시선을 옮겨 벽화 그리기에 도전했다. 학교 쪽은 이 분야 파워블로거인 한국실용아트버닝협회 회장 호유정(51)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호씨는 수도권에서 회원 10명을 모아와 밑그림을 그려주고 색감에 대해 조언했다. 페인트업체인 던 에드워드는 협찬을 해줬다. 주민 임석인(76)씨는 고구마를 삶아 내놓았고, 이장 김양중(76)씨는 자원봉사자한테 점심을 대접했다. 이장 김씨는 “70대 이상 30가구가 사는 외딴 마을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고 말했다. 교사 이광재씨는 “무포리 등 주변 마을에서도 벽화그림을 그려달라는 요청이 왔다. 학생들도 벽화봉사 동아리를 만들어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오학교는 2006년 전남 화순군 동면 마산리에 설립된 12년제 기숙형 미인가 대안학교로 ‘지금 오늘이 행복한 학교’라는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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