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수원교구, 의정부교구, 인천교구, 서울대교구 등 4대 교구 사제단과 신도, 우리 농촌살리기 운동본부 회원, 지역주민100여명이 26일 오후 경기 양평군 양서면 두물머리에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를 열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
“오늘이 마지막 미사이지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두물머리에 제대로 된 생태학습장이 만들어지는지, 농민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계속 지켜보고 함께할 것입니다.”
지난해 9월3일, 경기도 양평군 두물머리 강변 비닐집에서 930번째 열린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위한 두물머리 생명평화미사’에서 주례를 맡은 천주교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는 이렇게 말했다.
서울·수원·인천·의정부 등 수도권 4개 교구와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 사제들은 2010년 2월17일부터 930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두물머리 4대강 사업지에서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다. 연인원 4만여명이 미사에 참석했다.
천주교 사제들이 두물머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내몰린 농민과 함께 한 것은 2010년 1월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양평 정하상 바오로수도원 윤종일 원장의 21일간 단식에서 비롯됐다. 당시 윤 신부는 “반생명적이고 민주주의 가치를 파괴하는 4대강 사업으로 고통받는 형제들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한다. 우리는 하느님과 역사, 강을 보고 우리의 길을 가는 것이지, 정부나 정치인을 보고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와 농민이 극한대결로 치달은 지난해 8월, 천주교는 ‘생태학습장 조성’이란 중재안을 제시해 갈등을 평화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유영훈 팔당공동대책위원장은 “3년4개월 동안 땅을 지키고 4대강 사업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힘없는 농민의 손을 잡아준 곳은 교회 밖에 없었다. 권력이 잘못했을 때 꾸짓는 교회의 역할과 존재에 대해 요즘 정치적으로 폄하한 것은 잘못된 태도”라고 말했다. 팔당농민 서규섭씨는 “경찰들이 밀고 들어오면 신부·수녀님이 맨몸으로 막아섰다. 처음엔 의아했는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이 어려움에 처하면 함께 하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라는 말씀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양평/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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